RicoCheese기술 뉴스와 기록
← 목록으로
뉴스2026-09-0910

AI 광풍의 뿌리는 구독 피로일지도 모른다

구독료로 빌려 쓰던 소프트웨어를 이제는 직접 만들 수 있게 됐다. 개발자 Alexandra는 지금의 AI 열기가 오래 쌓인 구독 피로에서 나왔다고 본다.

#ai#tech#startup#discuss#news
AI psychosis might be a result of subscription fatigue

개요 #

지난 1년간 이어진 AI 열기(AI psychosis)를 두고, 개발자 Alexandra가 조금 다른 각도의 진단을 내놨다. 원인이 AI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보다 훨씬 전부터 쌓여온 구독 모델 피로에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간단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소프트웨어를 사는 대신 빌려 썼다. 노트북을 사면 Word 설치 CD가 같이 들어 있던 시절은 사라졌고, 매달 돈을 내야 쓰던 걸 계속 쓸 수 있는 구조로 옮겨갔다. 클라우드 인프라와 지속적인 개발, 지원, 콘텐츠에 드는 비용이니 명분은 있다. 다만 때로는 그럴듯한 인터페이스로 포장한 기능 묶음에 돈을 내는 기분이 든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AI가 등장했고, 갑자기 "내가 직접 만들면 되지 않나"라는 선택지가 생겼다. 지금의 과열은 그 반작용이라는 해석이다.

LinkedIn에서 보이는 두 부류 #

Alexandra는 LinkedIn을 둘러보다 AI 열광자들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첫 번째 부류는 자기가 필요하거나 좋아하는 앱의 축소판을 훨씬 싼 값에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다. 대단한 아키텍처도, 상업성도 필요 없다. 자기 문제만 풀리면 되고, AI가 거기까지는 데려다준다.

두 번째 부류는 출발점은 같은데 결론이 다르다. 싸고 쉽게 만들었으니 이걸로 돈도 벌 수 있을 거라고 넘겨짚는다. 그가 보기에 현실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싸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누군가 돈을 낼 만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새로운 문제를 푼 것도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마스크를 쓴 사람의 모습 Photo by Engin Akyurt on Pexels

AI는 소프트웨어를 민주화하지 않았다 #

그럼 AI가 코드를 민주화하고 가격을 끌어내렸을까. Alexandra의 답은 단호한 "아니오"다.

AI가 한 일은 특정 유형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과 수고를 줄인 것뿐이다. 여기서 만드는 비용과 그 소프트웨어가 주는 가치를 구분해야 한다. 재현하기 쉬운 무언가를 감싼 인터페이스에 불과하다면, AI 때문에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반대로 소프트웨어 자체가 구매 이유가 아닌 사업도 얼마든지 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나 보안에 대한 약속 같은 것들이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안전한 이유 #

가치가 평범한 사람이 재현할 수 없는 무언가에서 나온다면, AI가 있든 없든 흔들리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그렇다. 매달 구독료를 매기고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건 앱을 만들기 어려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값은 앱 안에 든 콘텐츠에 있다. 기본적인 스트리밍 앱쯤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그렇다고 영화와 드라마 카탈로그가 딸려오지는 않는다. DVD를 사 모아 전부 디지털화하고 어마어마한 스토리지를 붙인 뒤 남은 평생 관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바에는 구독료를 내는 편이 낫다.

아마존도 구조가 같다. 온라인 상점이라는 개념 자체에 혁명적인 건 없다. 아마존 비슷한 화면은 AI가 있든 없든 개발자가 금방 만든다. 하지만 아마존의 가치는 상품 카드와 장바구니, 결제 페이지에 있지 않다. 그 뒤에 있는 판매자, 창고, 물류, 배송망, 결제 시스템, 고객 서비스, 그리고 거의 모든 물건이 문 앞까지 온다는 편의성이 진짜다.

우리가 만들지 않았던 소프트웨어 #

결국 AI가 소프트웨어를 무가치하게 만든 게 아니라, 특정 범주의 소프트웨어를 복제하기 쉽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기본값으로 받아들였다. 기능 하나가 필요하면 SaaS 제품을 찾고, 계정을 만들고, 이미 긴 정기 결제 목록에 한 줄을 더 얹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질문이 가능해졌다. "그냥 내가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서 굴리면 안 되나?"

그래서 실제로 바뀌는 건 #

Alexandra는 모두가 소프트웨어 창업자가 될 거라고 보지 않는다. AI로 찍어낸 SaaS가 줄줄이 성공할 거라고도 보지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 실패할 거라고 본다. 누구나 아류를 만들 수 있는 판에서 아류의 아류를 하나 더 만드는 건 경쟁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는 소프트웨어가 엄청난 양으로 쏟아지고 있다.

바뀌는 건 사용자와 소프트웨어 회사의 관계 쪽이다. 이제 사용자는 비슷한 비용, 때로는 더 싼 비용으로 살지 만들지를 저울질할 수 있다.

이 도구들이 우리를 억만장자로 만들어주거나 다음 10억 달러짜리 앱을 뽑아주지는 않는다. 그가 보는 미래는 다른 쪽이다. 오직 나에게만 필요한 자잘하고 지루하고 지독하게 구체적인 도구를 만드는 일이 경제적으로 말이 되는 것.

긴장해야 할 회사는 복잡한 기술이나 좋은 콘텐츠를 파는 쪽이 아니다. 사용자와, 이제는 사용자가 직접 재현할 수 있게 된 무언가 사이에 얇은 소프트웨어 한 겹으로 앉아 있는 회사들이다.

남은 질문 #

원문은 독자에게 세 가지를 되묻는다.

  • AI가 소프트웨어를 사고 빌리는 방식을 바꿀까?
  • 필요한 작은 도구를 직접 만들게 될까, 아니면 편의성과 안정성이 구독을 지켜낼까?
  • 어떤 유형의 소프트웨어가 이 변화에 가장 취약할까?

Alexandra는 글 말미에 이 글이 AI의 선악을 따지는 게 아니라 AI 주변의 경제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인 생각을 직접 썼고 문법 교정에만 AI를 썼다는 점도 밝혔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댓글GitHub Discuss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