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국회의장의 '현 대통령 연임' 발언, 개헌 동력에 찬물 — 한겨레
개요 #
조정식 국회의장이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한마디가 정국을 흔들었다. "현직 대통령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되면서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29일 하루 종일 "현행 헌법상 연임은 불가능하다"며 진화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동안 '개헌=이 대통령 연임용'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던 국민의힘에 오히려 반대 명분을 안겨준 꼴이 됐다. 이번 정부 임기 안에 개헌을 밀어붙이기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참모 총출동해 진화 #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입장을 다시 정리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우리 헌법 체계가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을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혀왔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는 것이다. 강 실장은 "조 의장도 다시 해명했고 대통령도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야당이 정치적 논쟁으로 끌어들이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홍익표 정무수석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여러 차례 연임 개헌은 가능하지도 않다고 밝혔다"며 "조 의장이 청와대와 교감했다는 음모론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후에는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이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나와 헌법 128조 2항을 직접 언급했다. 개헌을 제안한 시점의 대통령에게는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조항이다. 성 수석은 "이 조항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역사적 합의"라며 "현직 대통령 임기 연장 개헌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못박았다.
조 의장 "본의와 다르게 오해" #
논란의 진원지인 조 의장도 전날 밤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기자간담회 답변은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이 이뤄지려면 정치 주체 간 합의와 국민의 선택이 있어야 한다는 기본 절차를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부른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당도 방어에 가세했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의장이 헌법 128조 2항을 존중하고 현직 대통령 연임은 개헌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대통령 연임을 기정사실로 몰아 총공세를 펴는 건 막무가내식 억지"라고 반박했다.
그래도 남는 개헌 회의론 #
당청이 한목소리로 수습에 나섰지만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흘러나온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즉 200석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통과된다. 국민의힘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문턱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에 "다른 사람도 아닌 국회의장이 개헌의 첫 단추부터 꼬아버린 초유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연임을 둘러싼 세간의 의구심이 걸림돌이었는데 국회의장이 거기에 불을 지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동혁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연임은 없다'고 국민 앞에 분명히 선언하기를 바란다"며 "이 다섯 글자면 모든 논란이 한순간에 끝난다"고 압박했다.
전문가들 "대통령이 직접 매듭지어야" #
헌법학자들은 논란을 봉합할 열쇠를 이 대통령과 조 의장이 쥐고 있다고 봤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대통령이 연임 개헌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지금보다 더 분명히 해야 개헌 국면이 간신히 열릴 것"이라며 "조 의장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 대통령이 성실히 헌법을 수호할 것이고 연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직접 밝혀야 한다"며 "조 의장은 개헌 논의를 정치 소용돌이로 밀어넣은 데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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