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한국은 남쪽 철책선부터" 발언에 "주권 무시" 비판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사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MDL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국방부는 "개인 견해"라고 선을 그었고, 유엔사도 "한국 주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개요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사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과 한미연합군사령관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18일 "유엔군사령관 개인의 견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도 같은 날 "대한민국의 주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여당에서는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고, 국방부 안에서도 "브런슨이 폭주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본문 #
문제가 된 발언 #
브런슨 사령관은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싱크탱크 골드국제전략연구소가 연 세미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사분계선을 보면 북쪽으로 2500m, 남쪽으로 2500m 지점에 철책선이 있다. 이곳에 제가 관리 책임을 맡은 구역이 있는데, 우리는 주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대한민국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가? 유엔사의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그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 제가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그 구역(DMZ)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그곳에서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가 말한 남쪽 철책선은 남방한계선을 가리킵니다. 실제 철책선은 군사분계선에서 2500m가 아니라 2㎞ 떨어져 있습니다.
국방부·유엔사 "주권엔 변함없다" #
국방부는 18일 "해당 발언은 유엔군사령관 개인의 견해"라며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대한민국이 주권을 행사하는 일과 유엔사의 정전 관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비무장지대 역시 한국 주권이 미치는 곳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유엔사도 같은 날 수습에 나섰습니다. 유엔사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에게 맡겨진 비무장지대와 공동경비구역(JSA) 내 책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책임에는 군사분계선 이남 비무장지대의 군사행정, 민사행정, 민간인 구호가 들어갑니다. 유엔사는 "이러한 책임은 군사·행정적 성격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라며 "발언 역시 주권 문제를 다루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미국도 브런슨의 발언을 개인 의견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군사분계선은 국경선이 아니다 #
한겨레는 브런슨 사령관이 군사분계선을 남북을 가르는 국경선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정전협정이 그은 군사분계선은 국경선이 아닙니다.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양쪽 군대를 떼어놓기 위한 군사적 통제선입니다.
유엔사는 정전협정 서명 당사자로서 정전 관리 책임을 전부 지고 있습니다. 그런 유엔사를 지휘하는 사령관이 군사분계선의 국제법적 성격을 헷갈렸다는 지적입니다.
전작권 전환에도 "새 기준" #
브런슨 사령관은 같은 세미나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도 꺼냈습니다. 한반도 안보 환경이 크게 바뀌어 "새 기준을 갖게 됐다"며, 달라진 조건과 기준에 맞는 군사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2028년 전작권 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어 이 발언과 어긋납니다. 이재명 정부는 비무장지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문제를 두고 유엔사와 갈등을 빚어 왔고, 이번 발언까지 겹치면서 국내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역 군인이 정치적 발언" 문민통제 논란 #
전문가들은 브런슨 사령관의 최근 발언이 문민통제를 벗어났다고 봅니다. 문민통제는 군사·국방정책을 결정할 권한을 직업군인이 아닌 민간(정치)인에게 맡긴다는 원리입니다.
서재정 미 듀크대 방문학자는 "현역 미 육군 대장인 브런슨 사령관이 정치적 발언을 자꾸 하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4월 그는 한국의 전작권 환수 노력을 '정치적 편의주의'라고 했는데, 정작 자신은 국방장관이나 대통령이 할 정치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잇단 공개 발언에 대해 미국 쪽에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여당 "철회하고 사과하라" #
대통령 국방정책특보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한 선을 넘은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정전협정이 유엔사에 준 권한은 비무장지대 출입 허가와 민사행정에 그친다. 주권국가 대한민국의 영토주권까지 재단할 권한은 어디에도 없다"며 "주권 침해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같은 당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도 16일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정한 우리 헌법과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영토와 주권을 두고 중대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 유엔군사령관이자 한미연합군사령관이며 주한미군사령관이라는 사실에 충격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전작권 전환에 관해 실질적인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적었습니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