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입수 금지돼도 발이라도 적신다”···40도 ‘뜨거운 밤’ 덮친 부산, 찜통 더위에 몰리는 피서객들 — 경향신문
개요 #
부산이 40도를 넘겼다. 2일 낮, 북구는 40.6도, 강서구는 40.2도를 기록했다. 공식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 기준으로도 38.8도까지 올랐다. 밤이라고 나아지지 않는다. 야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1일 기준 14일째 이어지고 있다.
낮에는 뜨거워서 못 나오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날이 2주째다.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낮보다 저녁에 사람이 더 몰리고, 배달 라이더는 해가 진 뒤에야 오토바이에 오른다. 결국 이날, 부산에서 올여름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나왔다.
밤에 더 붐비는 해수욕장 #
해운대의 풍경이 바뀌었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입수가 제한되는데도, 낮 햇볕이 워낙 뜨겁다 보니 저녁 시간에 인파가 몰린다는 게 해운대구의 설명이다. 밤늦게까지 해변을 거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경남 양산에서 가족과 함께 부산을 찾은 박준석씨(40대)는 "시원한 해수욕장을 기대했는데 저녁이 다 돼도 더워서 돌아다니기가 힘들다"며 "그래도 온 김에 바닷물에 발이라도 적시고 돌아갈까 싶다"고 말했다.
야간 인파가 늘면서 안전 인력도 함께 늘었다. 해운대와 인근 송정 해수욕장의 야간 안전요원은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53명으로 늘었고, 24시간 안전·인파 관리에 나선 경찰도 29명에서 32명으로 보강됐다. 해운대 관광시설사업소 관계자는 "낮에는 숙소에 있다가 해가 지면 호안도로로 피서객이 몰리기 시작한다"며 "밤에는 입수가 안 되지만 무릎 정도까지 들어가는 경우는 크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낮을 버릴 수 없는 사람들 #
밤으로 피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상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부산지회장은 폭염 근무 비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같이 더울 때 오토바이를 타면 얼굴로 불어오는 열풍 때문에 숨을 못 쉬거든요. 이럴 땐 복식호흡 하듯이 '쓰읍~하' 하고 숨을 쉬어야 배달이 가능해요."
그는 요즘 해가 진 뒤에야 배달에 나선다. "낮에는 안전모랑 옷에 땀이 차서 도저히 배달을 할 수가 없어요. 예전에는 밤이면 선선했는데, 올해는 열대야가 계속돼서 밤에 일해도 더위를 피할 수가 없네요." 낮의 열기는 견딜 수 없고, 밤의 열대야는 도망칠 곳을 주지 않는다.
왜 이렇게 더운가 #
부산의 기록적인 폭염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겹친 결과다. 두 고기압이 한반도 남부를 이중으로 덮은 데다, 서풍과 북서풍까지 유입되면서 체감 더위가 한층 심해졌다. 지난달 30일 부산 중부·서부에 발효됐던 폭염중대경보는 2일 오후 6시 폭염경보로 한 단계 낮아졌지만, 더위 자체가 물러난 것은 아니다.
지자체가 내놓은 대책들 #
기초지자체마다 대응책을 쏟아냈다. 부산시는 1일부터 24시간 운영하는 CU편의점 48곳을 이동노동자 쉼터로 열었다. 다음 달 30일까지 대리운전기사나 배달 라이더가 지정 편의점에서 신분을 증명하면 2000원 상당의 간식과 냉수를 받을 수 있다.
자치구별 조치도 이어졌다. 해운대·영도·연제구는 우산·양산 대여소를 마련했고, 강서구는 도로에 물 1600t을 뿌려 기온을 낮췄다. 사상구는 생수 2만8000병을 담은 냉장고를 운영한다.
부산항만공사는 항만 노동자를 위한 폭염 안전 캠페인을 벌였다.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안전모 스티커를 나눠줘 온열질환 위험을 빠르게 확인하도록 했고, 화물차 운전자에게는 온열질환 예방 물품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나온 첫 사망자 #
이런 노력에도 부산에서는 올여름 들어 첫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20대 남성으로, 평소 기저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에 물을 뿌리고 쉼터를 열어도, 극한 폭염 앞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부터 무너진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킨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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