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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8월 6일·10 MIN READ

부산 돌려차기 사건 수사 검사가 말한 '보완수사권 폐지 후'

'부산 돌려차기 사건' 수사를 맡았던 김세희 변호사가 검찰 직접 수사권 폐지 이후 친족 성폭력·스토킹 피해자가 놓일 상황을 짚었다. 15년간 1만9500건을 담당한 성폭력 전담 검사의 시선이다.

#형사소송법#검찰개혁#성폭력#피해자보호#사회
Former sex crimes prosecutor Kim Se-hee, who investigated the Busan spin-kick assault case

원문: "피해자는 이제 허허벌판 섰다… 친족성폭력·스토킹 당하면 지옥" — 조선일보

개요 #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는 지난 1일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용민 의원의 소셜미디어에 댓글을 남겼다. "지옥에나 가세요."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김세희(44) 변호사다. 경찰은 중상해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김 변호사는 개정 형사소송법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피해자에게는 스스로 사건을 챙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지옥이, 검사에게는 눈앞에 피해가 있는데 말도 걸지 못하는 지옥이 열렸다."

2010년 임관해 부산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2025년 4월까지 성폭력 전담 검사로 일했다. 15년간 담당한 사건이 1만9500건. 그 과정에서 만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신간 '지키기 위해 지지 않기 위해'(생각의힘)에 담았다. 조선일보는 6일 김 변호사를 만났다.

'보통의 검사'가 책을 쓴 이유 #

김 변호사는 스스로를 '보통의 검사'라고 불렀다. 책을 쓴 계기도 거기 있었다. 아무도 보통의 검사에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오랫동안 검찰을 악마화해왔지만, 검사의 대부분은 평범한 시민의 형사 사건을 다루는 형사부 검사다. 특수·인지 사건이 아니라 그쪽이 검찰의 본질이라고 그는 봤다. "소수의 '빅스피커' 간부가 아닌 다섯 평 검사실에서 실무관님·계장님과 서류 더미에 파묻혀 사는 검찰의 본질적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친족 성폭력 — "내 편이 아무도 없는 사건" #

보완수사권 폐지의 영향을 설명하며 김 변호사가 가장 앞세운 것은 친족 성폭력 사건이었다. 그의 표현으로는 "내 편이 아무도 없는 사건"이다.

어머니조차 어린 피해자에게 '거짓말이었다고 해', '엄마 얼굴 봐서 참아'라고 소리치는 경우가 많다. 의붓아버지가 구속되자 '이 남자 없인 못 산다'며 합의서를 만들어온 친엄마도 있었다. 인터뷰 중 끝내 마음을 열지 못한 피해자 이야기를 하다가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감정을 드러낸 인물의 초상 Photo by Andy Lee on Pexels

문제는 진술이다. "성폭력은 진술의 일관성이 핵심인데 검찰 송치 후 가정의 압박으로 진술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말했다. 이때 검사가 전말을 바로잡지 못하면 피의자는 무죄가 된다. 앞으로는 내용이 바뀐 진술서가 도착해도 공소청 검사가 피해자를 불러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김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을 '검사가 비바람으로부터 피해자를 감싸며 법정으로 손잡고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제 피해자는 허허벌판에 내몰려 홀로 걸어가야 한다."

"게으른 검사로 채운 검찰청보다 못하게 됐다" #

열심히 일하는 공소청 검사라도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하려면 보완수사 요구를 반복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시간이 지체된다. 보완수사에 기한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바쁜 경찰은 급한 사건부터 처리하니 사건은 장기화되고, 시기를 놓쳐 증거를 잃기도 쉽다. 친족 성폭력 피해자라면 가정 안에서 고통받는 기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경찰의 업무 과부하는 그가 검사 시절 매일 체감한 문제였다. 서울중앙지검 근무 당시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와 구속영장 신청을 함께 요청한 날이 있었다. 경찰이 검사실로 찾아와 항의하려는 줄 알았는데, 실은 읍소였다. "일이 너무 많다. 보완수사 요구까진 하겠는데 제발 구속영장 신청만 빼주시면 안 되나."

스토킹 범죄는 경찰이 챙길 게 특히 많다. '스토킹 잠정조치'를 신청하려면 피의자가 보낸 1000건 이상의 문자 메시지를 하나하나 옮겨 '범죄 일람표'를 만들어야 한다. 김 변호사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시간이 많이 드는 사건은 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부르는 이유다. 진술 확보가 어려워 오래 귀 기울이고 증거를 모아야 하는 장애인 피해 사건 등이 특히 취약해진다.

"서류가 오는 것이지 사람이 오는 게 아니다" #

민주당은 아동 학대와 성범죄 등 7대 범죄는 모두 송치하는 '전건 송치'를 추진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의 답은 짧았다. "서류가 오는 것이지 사람이 오는 게 아니다."

검찰을 거친다는 건 중요한 진술을 지켜내고 경찰 조서에서 빠진 진실을 촘촘히 채우는 일이다. 조서에 '무성의해 보이는 진술'로 남은 사람이 검사가 실제로 만나보면 어리숙한 피해자인 경우도 많다. 그러니 검사가 추가로 조사해서 재판에서 판사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검경의 역할 분담은 이렇게 진단했다. "경찰은 신병 확보·초동 수사·현장 정보 수집에 탁월한 동물적 감각이 있고 검찰은 법적 증거능력을 중심으로 공소를 유지하며 판사를 설득하는 계산에 강점이 있다." 그러면서 "사건 수가 폭증하며 검경 모두 과부하가 걸려있는데 형사사법 체계의 효율성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을 향한 말, 피해자를 향한 말 #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피해자 보호를 두텁게 한다"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의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현장 실무자의 말을 한 번이라도 들었는지 의문"이라며 "이 상황을 만든 정치권의 검찰 선배들은 현업에 있을 때와 말이 달라졌는데 무엇이 거짓말인지 너무나 명확하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했다. "지옥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직접 사건을 챙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고통의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스스로 단단해지셔야 합니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