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다시 사법부로 넘어온 공…조희대, 초유의 '대법관 재제청' 어떻게 풀까 — 경향신문
개요 #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를 이재명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와대는 지난 28일 조 대법원장이 올린 후보 2명 중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부장판사 대신 다른 사람을 제청하라고 요구했다.
1987년 현행 헌법으로 바뀐 뒤 대통령이 사법부의 제청을 거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의 정당한 임명권 행사라는 해석과, 대법원장 제청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맞선다.
조 대법원장은 "다음 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공은 다시 사법부로 넘어왔다.
임명권이 먼저냐, 제청권이 먼저냐 #
법조계에서는 이번 반려가 헌법상 권한을 벗어난 조처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데, 대법원장이 올린 후보를 거부할 권리까지 임명권에 들어 있다는 논리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삼권분립 정신에 비춰볼 때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위헌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임명권은 '대법원장이 제청한 사람을 임명하지 않을 권리'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도 최종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제청권보다 우선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결국 임명권과 제청권 사이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문제는 '재제청 요구'였다 #
반려 자체보다 그다음이 논란을 키웠다. 청와대는 기존 제청이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서면 제청이었다는 점을 반려 사유로 언급했고, 여기에 더해 기존 추천위가 고른 나머지 3명 중에서 새 후보를 뽑으라고 요구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 대목을 지적했다. "제청 반려에 그치지 않고 '이미 추천됐던 사람 중에서 골라 제청하라'는 요구까지 한 것은 과하다"며 "사실상 청와대가 원하는 인물을 제청해야만 받아들이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합의한 후보를 제청하는 건 관례일 뿐 법으로 정한 절차가 아닌데, 이를 두고 절차적 완결성이 없었다고 말한 부분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례도, 근거 규정도 없는 재제청 요구가 제청권 자체를 무력화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지웅 변호사는 이번 사례를 1957년 이승만 정부의 대법관 임명 거부와 겹쳐 보면서 "임명권이 제청권을 압박하기 시작하면 제청권은 형해화된다"고 했다. "역사의 반면교사가 어느 순간 '선례'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말도 함께였다.
조 대법원장 앞에 놓인 두 갈래 길 #
제청이 반려됐을 때 어떤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지 정한 규정은 없다. 선택은 조 대법원장 몫이고, 현실적인 선택지는 둘이다.
추천위부터 새로 꾸리는 방법 #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고, 추천이 끝나면 해산하도록 정하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도 새 추천위를 꾸려 처음부터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자리는 이미 반년째 비어 있다.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면 공석 기간은 그만큼 더 길어진다.
기존 후보 3명 중에서 고르는 방법 #
손봉기 부장판사와 함께 추천됐던 김민기 수원고법 고법판사,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가운데 한 명을 제청하는 방안이다. 갈등을 봉합하고 공석도 비교적 빨리 메울 수 있다.
다만 윤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장을 맡고 있는 등, 애초에 임명이 곤란하다고 본 나름의 사유가 있던 인물이다. 조 대법원장이 기존 판단을 뒤집고 다시 협의에 이를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기존 후보군에서 고르라는 청와대 요청을 따르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대법관 인사권을 좌지우지해 삼권분립을 침해했다는 논란은 계속될 수 있다.
권한쟁의심판은 현실적인가 #
조 대법원장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 다툼이 생겼을 때 헌재에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다만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쪽이 많다. 청와대와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데다, 인용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재판소원 시행 이후 대법원과 헌재가 갈등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종 판단을 갈등 상대에게 맡기는 셈이 된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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