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쿠팡물류센터 진화 왜 늦었나... "방화셔터까지 녹아내려 난항" — 조선일보
개요 #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빠르게 잡지 못한 이유는 방화셔터가 녹아내릴 만큼 불길이 강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21일 브리핑에서 방화구획이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불은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쯤 인천 서해구 석남동의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 쿠팡 32물류센터에서 시작됐다. 소방은 사흘 가까이 진압에 매달린 끝에 61시간 만인 20일 오후 8시쯤 초진에 성공했고, 남은 불을 정리하고 있다.
방화셔터가 녹아내렸다 #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화재가 이렇게 오래간 핵심 원인으로 방화구획의 붕괴를 꼽았다.
물류창고 특성상 대량의 가연물이 쌓여 있어 화재하중이 높았고, 강한 복사열에 방화셔터가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화재하중은 건물 안에 있는 모든 가연성 물질의 전체 발열량을 뜻한다. 소방 관계자는 "방화구획이 무력화되면서 발화 구역에서 인근 구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심각한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진화를 가로막은 요인들 #
소방은 이번 화재에서 소방활동을 방해한 요인을 여러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층고가 높았다. 단일 층고가 10m에 달해 가연물 위쪽과 안쪽까지 소방용수가 닿기 어려웠다. 여기에 지상 6·7층 고층부까지 불이 번지면서 지상에서 쏘아 올리는 방수의 힘이 약해졌고, 고층부에 집중적으로 물을 뿌리려면 많은 양의 소화용수를 계속 공급해야 하는 문제도 겹쳤다.
4·5층에 보관된 리튬배터리 로봇 수백 대도 위험 요소였다.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조건인 데다, 건물 붕괴와 낙하물 사고 위험까지 더해져 진압 작업 자체가 쉽지 않았다.
5층 로봇 보관층을 최우선 저지선으로 #
소방은 리튬배터리를 쓰는 물류 이송 로봇 수백 대가 있는 5층을 '최우선 연소 차단 구역'으로 정하고 진화에 나섰다.
문제는 화재 초기에 로봇 무선통신 제어망이 끊기면서 로봇을 다른 곳으로 옮길 방법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5층으로 불이 번지면 '열 폭주'로 화재가 급격히 확산할 수 있고, 인근 SK인천석유화학 공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예상됐다. 소방이 5층을 중심으로 저지선을 세운 이유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 6·7층 천장 등에서 일부 붕괴와 낙하물 위험이 있어 인근 도로를 지날 때 충분한 이격거리가 필요하다"며 "건물 전체의 구조 안전성이 최종 확인될 때까지 차량 이동도 제한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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