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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8월 2일·9 MIN READ

"수사 못 하는 검사가 구속 연장을 신청한다?"…형소법 개정안에 남은 모순 조항

검사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2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사실 확인권, 영장 신청 요건 등 일부 조항에서 기존 법체계와 부딪히는 문제가 벌써 드러났다.

#형사소송법#검찰개혁#수사권#공소청#중수청
National Assembly plenary session passing the amended Criminal Procedure Act

원문: “수사 못하는 검사가 구속 연장 신청?”…형소법 개정안 ‘모순 조항’ 여전 — 한겨레

개요 #

검사의 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54년 제정 이후 72년 만에 형사사법 체계의 뼈대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셈이다. 공포되면 검사는 어떤 형태로든 수사를 시작할 수 없게 된다.

법이 바뀌는 방향은 정해졌지만, 정작 개정안 안에는 기존 법체계와 부딪히거나 기준이 모호한 조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수사를 못 하는 검사가 여전히 구속 기간 연장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게 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위헌 소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벌써 나온다.

72년 만의 형사사법 체계 개편 #

개정안은 재석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르면 이번 주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는 4일 국무회의 상정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새 체계에서 검찰청은 오는 10월 2일 폐지된다. 대신 공소청이 공소 제기와 유지를 맡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부패·경제 등 6대 주요 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다만 하위 법령 정비와 수사기관 사이 역할 재정립 같은 후속 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성범죄, 아동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7대 범죄 전건송치’ 도입 법안과 유관 법령 손질을 서두르기로 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7대 범죄 전건송치 법안에 대해 “10월 국정감사 전에 입법적으로 보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손봐야 할 법이 한둘이 아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폐지와 맞물려 정비가 필요한 유관 법률이 최대 190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실은 “지금 확인된 것만 최소 136건에서 최대 190건”이라며 “단어만 바꾸면 되는 것도 있고, 내용을 손봐야 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지는 게 나올 수 있어 계속 점검 중이고, 명칭만 바꿔도 되는지 등을 관련 부처와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례를 보면 최종 정비까지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벌써 드러난 모순 조항들 #

법이 채 시행되기도 전에, 개정안 곳곳에서 기존 법체계와 충돌하거나 기준이 모호한 대목이 지적되고 있다.

흐릿하게 지나가는 실루엣들 Photo by RPA studio on Pexels

증거로 못 쓰는 '사실 확인권' #

개정안에서 검사는 공소 제기 여부를 정하기 위해 고소인 진술이나 의견을 듣는 정도의 제한적인 ‘사실 확인’만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가 나오더라도 재판에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고소인은 경찰에 다시 출석해 같은 진술을 반복해야 한다.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성범죄 사건 등에서는 피해자가 진술을 되풀이하며 인권침해 우려까지 나온다. 실무에서는 이 조항이 사실상 쓰이지 않는 사문화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검사가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보완수사도 요구하고 공소 제기 여부도 판단하는데, 정작 그 자료를 증거로 못 쓰게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 못 하는 검사가 구속 연장을 신청? #

영장 청구 문제도 얽혀 있다. 개정안은 검사의 영장 청구권은 유지하되 ‘경찰의 신청이 있을 때만’ 가능하도록 조건을 걸었다. 그런데 구속 기간 연장은 수사를 못 하는 검사가 여전히 직접 법원에 ‘신청’할 수 있게 남겨 뒀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있다.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경찰 신청’을 요건으로 규정한 조항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헌법이 규정한 검사의 영장 청구권은 ‘검사의 직접 청구’를 전제로 하는데, 여기에 경찰 신청이라는 조건을 붙이면 헌법과 어긋난다는 논리다.

이의신청권 없는 인지 사건 #

인지 사건에서는 아예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는 점도 우려로 꼽힌다. 고소인과 일부 고발인에게는 경찰 사건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주어진다. 반면 경찰이 스스로 인지한 사건은 경찰이 자체 판단으로 종결해도 외부에서 이를 확인하거나 재검토를 요청할 방법이 전무하다. 경찰의 부실 수사나 사건 암장(暗葬) 위험을 걱정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고소·고발 사건에서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려면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시간과 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게는 이 자체가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