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여 "공소기각, 대법 판례 반영" 야 "정치적 뒷거래 결과물" — 한겨레
개요 #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법원의 공소기각 사유를 늘리는 조항이 담겼다. 이를 두고 여야 공방이 거세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미 세워둔 법리를 조문으로 옮겼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덜기 위한 정치적 뒷거래라며 날을 세운다.
공소기각은 법원이 재판 자체를 끝내는 결정이다. 새로 만든 제도가 아니라는 게 민주당의 핵심 논리다. 반면 야당은 개정안이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겨냥한 것이라고 본다.
개정안에 담긴 공소기각 조항 #
현행 형사소송법 327조는 법원이 공소기각을 결정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해두고 있다. 피고인에 대한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어겼을 때 등이다. 개정안은 여기에 두 가지를 더 넣었다.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그리고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소기각은 새로 만든 제도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법안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거짓 프레임만 앞세운다"고 반박했다.
이들이 근거로 든 건 대법원 판례다. 2008년 경찰의 노래방 도우미 알선 영업 함정수사 사건, 2021년 검찰이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기소한 사건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나왔다. 이 판례들이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혁신당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한 개정안에 담겼고, 전체회의 5차례와 법안심사 소위 9차례 심사를 거쳤다는 설명이다.
당론으로 채택한 개정안 원안에는 공소기각 조항이 없었다. 민주당 형소법 개정 태스크포스(TF)가 제출한 안에는 빠져 있었지만, 심사 과정에서 논의를 거쳐 포함됐다는 이야기다.
"정치적 뒷거래" vs "법리 반영"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면으로 받아쳤다. 공소기각 사유 추가를 "정치적 뒷거래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범죄 재판을 취소하기 위해 공소취소 특검 시즌2, 공소기각 법원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는 김 의원과 박 의원의 개정안, 민주당 TF안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두고 공소기각 조항을 들여다봤다. 지난 15일 제3차 법안심사 1소위 회의에서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이 해당 조항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승원 소위원장은 "도입 시 예상되는 변화와 필요한 보완점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내용이 회의록에 남아 있다.
정부 기관은 우려를 나타냈다. 법무부는 "실체적 진실에 관한 심리보다 절차적 공방을 과도하게 증가시켜 재판 지연 등 실무상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냈다. 대검찰청은 "공소기각 여부가 재판부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된다"고 밝혔다. 두 기관의 의견은 1소위 법안심사 자료에 담겼다.
1소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간사실을 중심으로 대안을 마련했다"며 "공소기각 조항은 쟁점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여당 내부의 우려 #
민주당 안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공소기각 사유 확대까지 부각되면 불필요한 논란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정국이 공소취소나 연임을 통한 대통령 사법 리스크 해소를 중심으로 굴러가는 것처럼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이걸 굳이 이번에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법조계도 엇갈린 전망 #
이 조항이 실제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두고 법조계 의견도 갈렸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판례에 존재하던 내용을 형소법에 집어넣었으니, 판사가 부담을 덜고 공소기각 판결을 쓰기 쉬워진 건 사실"이라고 봤다.
반면 서울 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다르게 내다봤다. "추상적인 조문을 판결에 적용하는 건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실무에선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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