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 출마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한 송영길 의원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마를 17일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결론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출마를 밀어붙인 친명계와 이를 막아선 친청계가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계파 갈등의 골은 오히려 깊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당무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에 대한 피선거권 예외 적용 의결의 건을 가결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이 이 결정을 전했다. 당무위 결정으로 송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김 전 부원장은 최고위원 선거에 각각 나설 수 있게 됐다.
무엇이 문제였나 #
논란은 전날 두 사람이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터져 나왔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피선거권을 '권리당원'에게만 부여한다. 권리당원이 되려면 '입당 6개월'과 '1년 이내 6회 이상 당비 납부' 조건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후보 등록 서류를 보니 두 사람 모두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송 의원은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2023년 탈당했다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올해 2월 복당했다. 복당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계좌가 동결돼 당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만에 뒤집힌 결론 #
민주당은 전날 밤 최고위원회의 간담회를 먼저 열어 예외 허용을 논의했으나, 정청래 전 대표와 가까운 최고위원들이 반대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규에는 당무위 의결로 출마 자격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친청계인 문정복·박지원·박규환 최고위원이 당무위 소집 자체에 반대했다.
이튿날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다시 열렸다. '당무위에 예외 적용 의결의 건을 부의'하는 안건이 표결에 부쳐졌고, 문정복 최고위원이 표결 추진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간 뒤 진행된 투표에서 최고위원 5명(한병도 원내대표, 강득구·황명선·박규환·박지원 최고위원) 가운데 과반이 찬성해 안건이 당무위로 넘어갔다. 이어 오후에 열린 긴급 당무위에서 안건은 비교적 순조롭게 의결됐다.
다만 당무위원인 조승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용 당원에 대해서는 '동의', 송영길 당원에 대해서는 '반대'로 서면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김 전 부원장의 경우 당비 미납이라는 실무적 하자여서 미납분을 채우면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복원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송 의원은 복당 6개월이 지나지 않은 근본적 하자가 있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바닥 드러낸 계파 갈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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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는 허용됐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계파 간 대립의 진폭은 컸다.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은 오전 최고위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검찰이 만든 공백을 민주당이 배제의 사유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전 총리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예외 인정 절차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가혹한 비동지적 처사"라는 글을 올렸다.
반대편도 물러서지 않았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당 사안마다 별도의 예외를 적용하면 당의 가치가 무엇이 되겠느냐"고 했고, 박규환 최고위원은 "민주당 역사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긴 날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당규에 구제 조항이 있는 만큼 지도부가 원만하게 잘 조치해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리자,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이건태 의원은 "한쪽은 구제, 한쪽은 봉쇄. 혹시 짜고치는 팀플(팀플레이)인가"라고 맞받았다. 당내 갈등이 그대로 노출된 장면이었다.
송 의원은 당무위 결정 뒤 입장문을 내어 "당원의 선택권이 지켜졌다"며 "오늘의 결정은 특혜도 시혜도 아니다. 당헌·당규대로 처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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