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막말·과잉 의전… '나사 빠진' 민주당, 민심이 떠난다
8·17 전당대회 이후 계파 갈등과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던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경기지사와 부승찬 의원의 '소방 재정 빨대' 실언까지 겹치며 위기를 맞았다. 지도부가 잇따라 사과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느슨해진 당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문: 집안싸움, 막말, 과잉의전...'나사 빠진' 민주당, 민심 떠난다 — 한겨레
개요 #
더불어민주당이 위기를 맞았다. 8·17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도 노선과 계파 갈등으로 지지율이 계속 내려가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추미애 경기지사와 부승찬 의원이 잇따라 '소방 재정 빨대' 실언을 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
당 지도부는 여러 차례 사과했고, 당원들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래도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책임감과 긴장감이 풀린 당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문 #
하루 종일 고개 숙인 지도부 #
20일 민주당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지도부 투톱이 모두 사과했다.
김민석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 출연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공직자들의 언행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한정애 사무총장은 하루 전인 19일 밤 전국 시·도당 위원장과 지역위원장들에게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다만 김 대표 자신도 지역 축제 과잉 의전과 응급환자 전용 주차 논란에 휘말려 있어 곤란한 처지다.
실언 당사자들의 사과 #
부승찬 의원은 19일 "소방 예산이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튿날 그는 페이스북에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소방공무원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썼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20일 오후 도지사 집무실에서 권영각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 박진규 경기소방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 6명을 만났다. 추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저의 잘못된 단어에 의해 마음의 상처가 컸다면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며 다시 사과했다.
"진짜 위기는 실언이 아니다" #
당내에서는 실언 자체보다 8월 전당대회 이후 두 달 남짓 쌓인 혼란과, 민심을 외면한 오만이 진짜 위기라는 반성이 나온다.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당은 하나로 모이지 못했고 내부 갈등이 이어졌다. 위험을 관리하고 조정해야 할 당대표의 리더십도 약해졌다. 한 친명계 재선 의원은 "추 지사가 반명(반이재명) 상징으로 돼 있다 보니 (당이) 엄중 경고나 징계를 신속하게 못 한 면이 있다"며 "(김 대표가) 전당대회 직후 당내 갈등 완화에 나섰어야 하는데 실기한 탓"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입당 의혹과 개혁 노선 갈등 #
최근 다시 떠오른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도 집단 입당 의혹은 물밑에 있던 계파 갈등을 겉으로 끌어냈다. 김 대표는 신천지 교인이 집단으로 가입한 정황과 전당대회 개입 증언을 확보했다며,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친정청래계인 최민희 최고위원 등은 김 대표 측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진상을 분명하게 밝히자고 맞섰다.
사법·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과 이견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여당에 기대되는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 대법원장 탄핵론: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하며 갈라진 지지층을 다시 모으려 한다. 하지만 당 안에서도 탄핵 추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없다.
- 중수청장 임명 갈등: 검찰개혁 강경파인 추미애 지사와 김용민 의원 등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에 강하게 반대했다. 청와대가 재검증에 나선 뒤에도 반대를 멈추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저마다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느라 다른 걸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돈다.
보이지 않는 돌파구 #
위기를 넘길 만한 뚜렷한 정책이나 메시지도 없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민생·확장·유능을 내건 '에이비시(ABC) 플랜'을 내놨다. 당 혁신 10대 과제를 이행할 특별기구 '메가텐' 등 여러 태스크포스(TF)도 꾸려 출발은 했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이 되지 않아, 당이 무엇을 가장 앞세우는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너무 많이 벌여놓기만 한 탓에 당이 무엇에 집중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심을 청와대에 전하는 역할도 아쉽다는 평가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할 때도 김 대표는 "볼수록 잘된 인사"라며 감쌌다.
계속 떨어지는 지지율 #
그사이 당 지지율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당 주변에서는 벌써 '이대로면 2028년 총선도 어렵다'는 비관론이 적지 않다.
| 조사 기관 | 조사 기간 | 대상·방식 | 민주당 | 국민의힘 |
|---|---|---|---|---|
| 리얼미터 (아시아경제 의뢰) | 10월 12~16일 | 전국 18살 이상 2520명, 자동응답 (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2.0%포인트) | 36.2% | 40.9% |
| 한국갤럽 | 10월 13~15일 | 전국 만 18살 이상 1003명, 전화면접 (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 36% | 27% |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보다 낮게 나왔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앞섰지만, 두 당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전열을 가다듬을 기회로" #
이번 위기를 당을 다시 추스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당 주변에서 들린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지금 당은 좌충우돌하고 있지 않나"라며 "김 대표가 좀 더 크게 포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국정 과제나 민생 정책에서 핵심 의제를 설정하고 성과를 내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부동산처럼 가장 절박한 문제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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