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폭발 사고 일주일 만에… 軍 “북한군 지뢰 가능성 매우 높다”
국방부가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 북한군 지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TNT 성분과 갈색 이물질이 검출됐지만 매설 시점과 의도는 특정하지 못했다.

원문: 北 목함지뢰 비슷한 갈색 이물질 나와… “매설 확인땐 상응조치” — 동아일보
개요 #
군 당국이 28일 브리핑에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를 두고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사고가 난 지 일주일 만이다.
판단 근거는 세 가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감정에서 부상 장병의 장구류에서 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나왔고, 폭발 지점이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 m 지점이며, 지난해 9월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과도 10여 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군은 폭발물을 북한군 목함지뢰와 형상이 비슷한 갈색 수지 반보병 지뢰로 추정한다.
다만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군은 해당 지뢰를 언제, 어떤 의도로 묻었는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합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 #
권대원 합동참모차장(육군 중장)은 브리핑에서 "최종 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된다면 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것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은 이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이 아군 지뢰 가능성을 배제한 근거도 여러 갈래다. 사고 지역에 아군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폭발로 생긴 화구(crater)와 당시 화염, 장병 부상 정도를 종합하면 "아군 지뢰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는 판단이다. 현장 장병들이 지뢰가 '땅에서 터졌다'고 공통으로 진술한 점도 힘을 보탰다.
한 장병은 1차 폭발 지점에서 약 1m 옆, 땅속 5~10cm 깊이에서 터지지 않은 지뢰를 봤다고 진술했다. 군은 이 지뢰가 매설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터진 두 발이 같은 시기에 묻힌 것인지, 과거 다른 곳에서 유실돼 흘러든 것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27일부터 현장조사를 시작했지만 28일까지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미폭발 지뢰 실물 같은 핵심 물증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 다른 점 #
11년 전과 비교하면 속도와 결론의 무게가 모두 다르다.
2015년 군은 사고 엿새 만에 북한군이 MDL을 넘어와 우리 군 추진철책 통문 일대에 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했다고 발표했다. 지뢰 잔해와 현장 정황을 토대로 유실 가능성까지 배제한 결론이었다. 발표 당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고, 북한은 남북 고위급 접촉 공동 합의문에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함"이라고 사과했다.
이번에는 일주일이 걸렸고, 그러고도 매설 시점과 의도는 특정하지 못했다. 국방부는 사고 지역이 수십 년간 병력이 오가지 않은 '미확인 지뢰지대'라 조사 여건 자체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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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대응' 논란 #
발표가 늦어진 과정을 두고 지적이 나온다. 사고 초기부터 현장 장병들의 북한군 지뢰 추정 진술과 두 차례 폭발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의 대응이 지나치게 조용했던 탓에 축소·은폐 의혹을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군이 설명한 일정은 이렇다. 사고 하루 뒤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고, 24일과 25일 조사 태스크포스를 준비했다. 26일 유엔사와 예행연습을 거쳐 27일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합참은 "고의 지연이나 축소, 북한 눈치 보기는 일체 없었다"며 현장 안전을 확보하느라 조사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상응 조치는 아직 백지 #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북한군이 최근 매설한 지뢰로 최종 판정될 경우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합참도 "군사·정책적으로 필요한 모든 옵션을 올려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고 방송이나 대북 통신, 군사적 대응 같은 구체적 수단을 묻는 질문에는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답을 미뤘다. 군 안팎에서는 대북 경고 성명, 접경지역 감시·경계 강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한 항의 등이 가능한 카드로 거론된다.
고의로 묻은 것인지부터 판단을 미룬 채 최종 결론이 나온 뒤 움직이겠다는 것이어서,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는 일을 비롯한 상응 조치도 그만큼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상 장병 후송 상황 #
군은 이날 브리핑에서 후송 경과도 공개했다. 부상이 심한 2명은 의무후송헬기로 국군수도병원에 후송됐고, 나머지 인원은 도보로 일반전초(GOP) 철책 지역까지 이동한 뒤 헬기로 옮겨졌다. 폭발 당시 응급구조사가 부상한 수색대대장을 호이스트(권양기)에 결속해 상태를 확인하는 장면이 합참을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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