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VOA 인터뷰] 플라이츠 전 NSC 비서실장 "대북 외교 재개 시급…훈련 감축은 '작은 대가'" — VOA 한국어
개요 #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맡았던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대북 외교를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21일 VOA 한국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다.
근거로는 두 가지를 들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예전보다 위험해졌다는 점,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후자에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도 포함된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 흐름을 끊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외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을지프리덤실드(UFS) 연합훈련 대폭 축소에 대해서는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수 있다면 비교적 작은 양보"라고 평가했다. 다만 비핵화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분명히 하고, 미한일 사전 협의와 대북 특별대표 임명 같은 준비 작업이 먼저라는 조건을 달았다.
북한이 원하는 것, 미국이 받아야 할 것 #
플라이츠 부소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더 위험해진 주된 이유로 직전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을 꼽았다. 지금 문제는 북한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협상 카드가 아예 없지는 않다고 봤다.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김정은에게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성사 가능성 자체는 낮게 봤다. 김정은이 푸틴으로부터 경제·에너지·기술 지원을 받고 있고, 여기에 미사일 관련 지원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설득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실무급에서는 이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김정은도 회담이 자기 이익에 맞는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문제는 그 회담이 어떤 성격일지다. 단순히 미국의 양보만 챙기려는 자리일지, 실제로 협상을 하러 나오는 자리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답이다.
회담 전에 해야 할 세 가지 #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기반을 먼저 다져야 한다며 구체적인 순서를 제시했다.
첫째, 루비오 국무장관의 방한이다. 무역과 원자력 분야에서 한국이 보여준 협력 실적을 논의하고, 서울과 도쿄를 상대로 회담을 성공시킬 방법을 함께 짜야 한다고 했다.
둘째, 북한 담당 특별대표 임명이다. 이 문제를 매일 전담하면서 회담 성사에 매달릴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셋째,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원자력·무역 관련 사안의 이행 속도다. 그는 이 부분이 너무 느리다고 우려했다. 미국에서는 한국이 시간을 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플라이츠 부소장은 미국 쪽 책임도 있다고 했다. 미국 역시 일을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에너지부와 상무부 장관을 한국에 보내 현안 해결 방안을 협의하게 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지금 미한관계가 상당히 좋으니 더 끌어올릴 여지도 있다고 봤다.
핵무기 숫자, 그리고 협상 목표 #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핵무기 57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비핵화가 여전히 목표인지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최근 출간한 저서 『North Korea, Nuclear Brinkmanship in the Oval Office』에서 북한 보유량을 약 60기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그가 이야기를 나눈 일부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어쩌면 상당히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우려 지점은 숫자만이 아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하고 이를 탑재할 특수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 아니라 매우 정확하고 요격도 어려운 단거리 미사일까지 포함된다. 올해 북한 정권에서도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호가 나왔다고 했다.
협상 목표로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단거리·중거리·장거리를 모두 포함한 모든 미사일 시험 중단 요구다. 북한이 과거에도 했던 일이라 충분히 가능한 요구라고 봤다. 그리고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출발점에서 제시한 요구가 이후 어디까지 갈지는 자신도 알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했다.
"북한이 왜 수십 기의 핵무기를 필요로 합니까? 몇 기만 있어도 역내에 엄청난 파괴를 가할 수 있습니다."
수십억 달러가 핵 프로그램에 들어가고 있는데, 그 돈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국이 일본과 한국 두 동맹국과 협력하면서 중국에도 압박을 가해, 북한 핵 프로그램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연합훈련 축소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연합훈련의 중요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대비태세 유지와 억지력 과시에 필수적이며, 그 대상은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까지 포함된다고 했다. 동맹의 힘과 역량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다만 언론이 충분히 다루지 않는 사실이 있다고 짚었다. 과거에도 북한과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연합훈련이 중단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조지 H.W. 부시 행정부, 클린턴 행정부, 그리고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 때 모두 그랬다.
이번 축소도 같은 성격으로 봤다. 협상을 앞두고 김정은을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조치이며, 실제로 성공한다면 그 정도 양보는 감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워싱턴에서도 일시적 조치로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을 그었다. 연합훈련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안보뿐 아니라 역내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이 연합훈련을 늘 싫어하고 훈련 기간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발해온 것도 알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을 파괴하고 역내 미군을 공격하려는 잔혹한 독재정권으로부터 방어하려면 필요한 훈련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개인적 관계를 훈련 축소 이유로 반복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2018년의 경험을 들었다. 당시에도 그 관계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본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실제로 긴장을 상당히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것이 북한 위협에 대응할 유일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했다. 단 조건이 붙었다. 그 과정이 이재명 정부와 구축해 놓은 긴밀한 관계와 지금까지의 성과를 희생시키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한국의 입장 #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을 지원하는 데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란 문제가 미한동맹과 연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한국을 특별한 경우로 봤다. 안보와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아주 많은 협력을 해왔다는 이유다. 근거로 든 숫자는 두 가지다. 한국은 2026년 국방비를 7.5% 늘렸고, 주한미군 지원을 위해 추가로 1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비교 대상으로는 유럽을 들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전쟁 개입을 시도하거나 주요 기지 접근을 거부하고 전쟁 수행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에서는 한국에 어느 정도 여유를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에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해 '실망했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들을 압박하려 한다면, 유럽 국가들을 먼저 압박해야 합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사전 협의 #
연합훈련 축소, 북한 핵무기 증대, 트럼프-김정은 외교 재개 가능성을 종합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그는 미국·한국·일본 간 긴밀한 협의를 첫손에 꼽았다.
2018년 싱가포르 회담 전에도 그렇게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모두가 같은 입장을 공유하려면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하며,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울 방문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충분한 협의도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서로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기존의 공고한 미한관계를 훼손하는 대신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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