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이라지만 피해는 국민에게”… 호르무즈 파병 반대 시민대행진
540여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 집회가 12일 서울 종로에서 열렸다. 주최 쪽 추산 2천여명이 참여했고, 대전·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도 동시다발 규탄 집회가 이어졌다.

원문: “국익이라지만, 피해는 국민에게”…호르무즈 파병 반대 시민대행진 — 한겨레
개요 #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빌딩 앞에서 열렸다. ‘침략전쟁규탄 파병반대 평화행동’과 540여개 종교·시민·민중·평화 단체, 정당이 공동 주최했고 주최 쪽 추산 2천여명이 모였다.
집회 무대와 거리에서 반복해 나온 말은 하나였다. 파병으로 얻는다는 국익의 실체가 무엇이고, 그 대가를 누가 치르느냐는 것이다.
거리를 메운 사람들 #
어린 자녀 손을 잡고 나온 가족부터 대학생, 중장년층, 외국인까지 참가자 구성은 다양했다. 생후 8개월 아기가 부모와 함께 집회장에 나오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요구 거부하라’, ‘니가가라 호르무즈’, ‘(트)럼프야 맡겨놨냐’ 같은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었다.
무대에 오른 김숙영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자녀 입대를 앞둔 부모의 입장에서 말문을 열었다. “왜 우리 청년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일으킨 전쟁을 감당해야 합니까? 정부는 국익을 파병 검토의 근거로 들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과 국민의 생명·안전은 저울질할 대상이 아닙니다.” 그는 파병 검토 소식을 듣고 “청천벽력 같았다”고 했다. 진정한 국익은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며, 국가가 할 일은 전쟁의 위험에서 청년을 지키는 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한국 정부는 침략 전쟁에 협력 말라”, “호르무즈 파병 단호히 거부하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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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외교 부담에 대한 우려 #
파병이 실제로 어떤 위험을 부르는지를 두고 걱정이 쏟아졌다.
대학생 장유진(30)씨는 전쟁 중인 지역에 병력을 보내면 한국도 폭격이나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르무즈에 한국 선박이 오가는 점도 짚었다. 그는 “한번 파병하게 되면 계속해서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나눔문화 활동가는 정부가 비전투 병력을 보낸다고 설명하는 대목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어떤 위험에 노출될지, 어떤 식의 총알받이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20여년 전 이라크 파병을 선례로 들며, 그때 교훈을 새겨 무리한 전쟁에 동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익의 실체가 무엇이냐” #
정부가 내세우는 국익 자체를 따져 묻는 발언도 잇따랐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정아무개(43)씨는 파병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그로 인해 잃는 것도 함께 계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으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가 파병을 검토하는 것은 국민의 뜻에도 역행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유은비 한국YMCA연합회 활동가는 “파병의 무게를 감당해야 할 이들은 바로 우리 청년들”이라며 다른 나라가 일으킨 부당한 전쟁에 왜 우리 청년들을 밀어 넣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국가 이익을 명분으로 파병을 검토하지만, 위험과 희생은 청년과 국민 몫으로 돌아간다는 취지다.
행진 경로와 다음 일정 #
참가자들은 종로 르메이에르빌딩을 출발해 주한미국대사관을 거쳐 청와대 방면까지 평화 행진을 벌였다. 같은 날 대전·강원·전북·경남·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도 동시다발 규탄 집회가 열렸다.
주최 쪽은 오는 15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파병 반대 결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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