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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6월 19일·11 MIN READ

'다리 절단' 수술을 일반 병실에서? 인천 요양병원 미스터리

인천 재활용 선별장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의 진원지가 한 요양병원으로 밝혀졌다. 수술실도 없는 병실에서 80대 환자의 괴사한 다리를 절단한 뒤 생활폐기물로 처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이 의료법·폐기물관리법 위반 수사에 나섰다.

#사회#의료#요양병원#의료폐기물
Incheon nursing hospital amputation waste incident

원문: '다리 절단' 수술을 일반 병실에서? 요양병원 미스터리 — 조선일보

개요 #

인천의 한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 한 짝이 일주일 넘게 전국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살인 사건부터 토막 시신까지 온갖 괴담이 번졌지만, 진원지는 뜻밖에도 인천 중구의 한 요양병원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병원은 수술실도 아닌 일반 병실에서 80대 환자의 괴사한 다리를 잘라낸 뒤, 의료폐기물이 아닌 생활폐기물로 흘려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자진 신고로 사건의 윤곽이 잡히면서 이제 초점은 두 가지로 옮겨갔다. 병실에서 이뤄진 절단 수술이 위법이었는지, 그리고 인체 조직이 어쩌다 재활용 쓰레기와 뒤섞였는지다.

마네킹인 줄 알았던 다리 #

발단은 6월 10일 오후였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생활자원 회수센터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선별하던 직원 A씨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붕대에 감긴 무언가를 발견했다. 처음엔 마네킹이라고 생각했지만, 붕대에 묻은 핏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붕대를 풀어 봤더니 사람 무릎 아랫부분 형태가 나타나 바로 신고했다." 붕대 속 물체는 사람의 왼쪽 다리 무릎 아래 부위였다. 길이 41㎝, 발 크기 210㎜였다.

강력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찰은 곧장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11일에는 연수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64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다. 발 크기를 근거로 피해자를 학생으로 추정하고 인천 시내 학교의 장기 결석자를 훑었지만 성과는 없었다. 다리가 발견된 회수센터의 수거 지역이 워낙 넓어 수거 차량을 특정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괴담과 함께 커진 수사 #

수사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소셜미디어에는 "아이가 살해당했다", "대형 마트 직원이 남자아이 다리를 잘랐다" 같은 괴담이 빠르게 퍼졌다. 15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키 161~165㎝ 성인의 다리로 추정된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인천·경기 지역 실종자 가족의 유전자를 확보하며 방향을 틀었지만 진전은 더뎠다. 결국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38명을 더 붙여 수사 인력을 102명까지 늘렸다.

반전은 17일에 찾아왔다. 인천 중구 Y요양병원 측이 직접 경찰을 찾아와 "우리 병원에서 버린 것 같다"며 자진 신고한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8일 심장 질환을 앓던 80대 여성의 괴사한 다리를 절단한 뒤 규정에 따라 의료폐기물 용기에 버렸는데, 청소 담당 자원봉사자가 붕대 감긴 다리를 깁스(석고 붕대) 용품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현재 이 병원에 입원 중인 89세 여성 B씨의 다리로 확인됐다.

가위로 잘랐다는 절단 수술 #

19일 경찰 발표에 따르면 사고의 경로는 이랬다. 8일 수술 후 의료진은 B씨의 다리를 붕대로 감아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넣었다. 이튿날 청소 중이던 60대 자원봉사자 C씨가 그 용기 속 다리를 깁스 쓰레기로 잘못 알고 다른 재활용품과 함께 봉투에 담아 수거 장소로 옮겼다. 경찰은 "붕대로 감겨 있고 딱딱해서 깁스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봉투는 그대로 수거 차량에 실려 인천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 회수센터로 향했다.

경찰은 병원장과 C씨, 절단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간호사 등 4명을 조사 중이다. 혐의점은 크게 둘이다. 절단 수술 과정에 위법이 없었는지, 그리고 인체 조직 등 의료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다.

현행 의료법은 전신 마취가 필요한 수술은 반드시 수술실에서 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Y요양병원에는 수술실이 없다. 2005년 문을 연 이 병원은 신경외과·외과 전문의 각 1명, 한의사 1명, 간호사 7명, 간호조무사 14명이 일하며 8층 건물 중 5개 층에서 118개 병상과 물리치료실, 방사선실, 장례식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병원 측은 "환자의 심장 기능이 약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다리 괴사가 심해 고름이 가득 찬 상태였다"며 "신경이 전부 손상돼 절단할 때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무릎 부위가 이미 분리된 상태였고, 다리 뒷부분을 가위로 절단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마취 여부와 무관한 감염 관리 의무 #

보건복지부는 전신 마취 여부와 별개로 감염 방지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장 의료법 위반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다리 절단 수술은 통상 무균실에서 이뤄져야 하고 의료 행위 시 감염을 막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이런 위험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면허 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했다.

의료계는 요양병원이 감염·출혈 위험이 큰 절단 수술을 직접 하는 경우 자체가 드물다고 지적한다. B씨를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입원 병실에서 수술한 점이 의문으로 남는 이유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요양병원이 무리하면서까지 그런 수술을 직접 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헌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대한의사협회, 복지부, 변호사 자문을 거쳐 의료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역시 행정 조사와 수사 결과에 따라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시 드러난 의료폐기물 관리 구멍 #

다리를 생활폐기물로 처리한 행위 자체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감염 우려가 있는 의료폐기물은 전용 용기에 담아 생활폐기물과 분리 처리해야 하고, 혈액 등으로 오염된 깁스도 의료폐기물로 다뤄야 한다.

이번 사건은 요양병원의 의료폐기물 부실 관리 문제를 다시 들춰냈다. 과거에도 의료폐기물을 전용 용기에 담지 않거나 일반폐기물과 섞어 버린 사례가 여러 차례 적발됐다. 2021년 대구시는 100병상 이상 대형병원 5곳의 배출 기준 위반을 적발했는데, 한 병원은 의료폐기물 20여 상자를 내부와 창고에 방치했고, 다른 병원은 사용한 주삿바늘을 다른 폐기물과 함께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고의 배경에는 배출 준수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거나 인력 부족으로 관리가 느슨해진 사정이 깔려 있다. 특히 요양병원에서는 감염병 환자의 분비물이 묻은 일회용 기저귀가 대량으로 나오는데, 처리 비용을 아끼려고 생활폐기물로 흘려보내다 적발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