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이란·오만, 호르무즈 '안전 통항 협의' 진전…통항료 부과 방식은 이견 — 한겨레
개요 #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놓고 벌어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잠시 멎은 사이, 이란과 오만이 선박의 안전한 통항 방안을 두고 협상에 진전을 이뤘다. 이란 외교부는 26일(현지시각) 지난 24~25일 테헤란에서 양국 외교차관급 회담이 여러 차례 열렸고 유익한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은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통항료를 어떻게 부과할지를 놓고 두 나라의 입장이 갈리고, 해협의 지위나 실제 통항 상황에도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테헤란에서 오간 두 연안국의 협의 #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텔레그램 게시글과 타스님 통신을 통해 회담 내용을 공개했다. 두 연안국의 주권적 권리를 존중한다는 전제 아래,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관리할 공통 원칙과 운영 방식을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회담이 유익했고 진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오만 대표단이 25일 저녁 테헤란을 떠난 뒤에도 기술적·정치적 협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호르무즈해협의 지위와 선박 통항 상황 자체는 그대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통항료를 둘러싼 입장차 #
핵심 쟁점은 비용이다. 오만은 해상 안보와 수색·구조를 포함한 역내 협력을 담당할 지역 컨소시엄을 만들되, 참여와 비용 부담은 각국이 자발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선박에 통항료를 의무적으로 물려야 하며, 이를 내지 않는 선박은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 상황을 아는 한 소식통이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에 전한 내용이다.
이란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도 통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국영방송을 통해 "허가 없이 지정 항로를 벗어나" 해협을 지나려던 선박 6척을 지난 24시간 동안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경고사격 뒤 4척을 회항시켰다고 발표했다.
지정 항로 이탈 유조선 기뢰 폭발 보도 #
같은 날 이란 매체들은 지정 항로를 벗어난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에서 기뢰와 충돌해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데파프레스와 타스님 통신 등에 따르면, 이 선박은 항적 신호를 끈 채 지정 항로를 이탈해 운항하다 기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의 이름과 국적, 인명 피해나 파손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 중부사령부와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 역시 이 사건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그동안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벗어나는 선박은 그에 따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공습 멈춘 미국, 보복 멈춘 이란 #
미국은 이란의 선박 공격에 맞서 이달 7일 교전을 재개한 뒤 13일 연속 야간 공습을 이어갔다. 그러나 24일과 25일 밤에는 공격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CNN에 작전이 "보류" 상태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만과 이란의 협상에 시간을 벌어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전쟁이 확대될 경우 패트리엇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 등 중동 주둔 미군의 방공 무기 재고가 위험한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군 수뇌부의 우려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미군 화력이 부족하다는 보도를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필요한 전력은 충분하고 추가 자산도 역내로 이동 중이라는 반박이다. 그는 다만 NBC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등으로 상당한 재고가 소진된 점은 인정했다.
이란도 보복을 멈췄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 군 대변인은 국영방송에서 미국이 이틀 연속 공격을 중단하자 자국도 보복 작전을 멈췄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공습을 재개하면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의 공습 중단을 두고 "낙관보다 회의가 더 크다"고 말했다. 월츠 대사도 이번 중단이 외교에 "공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장전 완료"라고 말할 때 이란 정권은 그 말을 믿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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