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재정위기' 선언에 김동연 첫 입장 — "민생 어려울 땐 적자 감수하는 게 재정 기본"
추미애 경기지사의 재정위기 선언과 전임 도정 비판에 김동연 전 지사가 처음으로 반박했다. 확장재정은 민선 7·8기를 관통한 원칙이었고, 채무비율 12.86%는 재정위기로 볼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원문: 추미애 '재정위기'에 입 연 김동연 "민생 어려울 때 적자 재정 감수하고, 경기 회복되면 곳간 채우는 게 기본" — 경향신문
개요 #
김동연 전 경기지사가 15일 SNS에 글을 올려 경기도 재정 논란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경기도 재정위기'를 선언하며 민선 8기의 재정 기조를 문제 삼은 데 대한 반박이다.
핵심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경기와 민생이 어려울 때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재정이 나서고, 경기가 회복되면 지출을 조정해 다시 곳간을 채우는 것이 재정운용의 기본."
김 전 지사는 그동안 침묵해온 이유도 밝혔다. "새 도정이 정책 방향을 세울 시간을 존중하고, 도민과 당에 불필요한 논쟁을 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확장재정은 7기부터 이어진 원칙 #
김 전 지사는 확장재정이 자신만의 선택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민선 7기 이재명 지사 시절부터 8기까지 일관되게 유지해온 원칙이라고 밝혔다.
시기별 상황은 달랐다. 7기에는 코로나19가 닥쳤고, 8기에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이른바 '3고 위기'가 이어졌다. 위기의 종류는 달라도 "어려울 때 재정이 도민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같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의 긴축 기조도 함께 짚었다. 김 전 지사는 "국가재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며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지금은 재정위기가 아니다" — 채무비율 12.86% #
쟁점은 결국 숫자다. 김 전 지사가 내놓은 근거는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 12.86%다. 정부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재정운영에 어려움은 늘 있는 법이지만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라며 "객관적인 재정지표와 실제 상환 부담, 자금운용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체계적인 상환 관리를 병행하면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짚었다. "채무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과 경기도가 이미 재정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이다.
9개월 예산 편성 논란에 대한 해명 #
일부 사업 예산을 9개월분만 편성했다는 지적에도 반박이 나왔다. 사업을 9개월 뒤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김 전 지사에 따르면 하반기 추경에서 세입 여건을 다시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해 나머지 재원을 채울 계획이었다.
세수구조 문제엔 "적극 공감" #
추 지사가 주장한 세수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김 전 지사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든 수치가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경기도 도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2021년 약 11조원에서 2025년 약 7조8000억원으로 4년 동안 28%가량 줄었다. 반면 국고보조 사업에 따라 경기도가 부담하는 도비는 본예산 기준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5.5% 늘었다.
들어오는 돈은 부동산 경기에 좌우되는데, 나가는 돈은 줄이기 어려운 항목들이다. 의료급여, 생계급여, 보육 같은 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김 전 지사는 이 문제를 "중앙정부와 국회, 경기도와 시·군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규정하며 "저 역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책임 문제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겼다. "민선 8기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의 마무리는 이랬다. "자리를 떠났지만 책임까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 앞에서는 전임과 현임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경기도 "자구노력 없는 확장재정은 다르다" #
경기도의 반응은 즉각 나왔다. 확장재정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전제 조건을 걸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의 확장재정은 필요하다. 하지만 자구노력 없는 확장 재정은 책임성 있는 도정이라 보기 어렵다"면서 "8기 도정에서 재정 자구노력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9개월 예산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이 이어졌다. "시급성 낮은 사업을 감액 및 조정할 것을 언급했듯이 감액 추경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것은 책임 도정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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