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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026-09-0816

[단독] "김승원 10억 받기로" 제보로 시작된 수사, 결론은 왜 뒤집혔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을 두고 검찰은 2년간 수사했다. 징역 8월 구형 계획까지 세웠던 수사팀이 석 달 만에 기소유예로 방향을 튼 과정을 KBS가 기록으로 재구성했다.

#정치#검찰#법무부#식약처#수사
Kim Seung-won, nominee for Minister of Justice, speaking to reporters

원문: [단독] "김승원 10억 받기로" 제보에 수사…결론 왜 뒤집혔나 — KBS 뉴스

개요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 섰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 모 씨의 통화 녹취록, 양 씨와 제약업체 제넨셀 소유주 강 모 씨의 녹취록, 검찰이 김 후보자에게 징역 8월을 구형하려 했던 계획서를 잇따라 공개하면서다.

쟁점은 두 갈래다.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승인을 요구한 행위가 위법한 청탁인지, 그리고 검찰이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한 배경에 외압이 있었는지다.

검찰 수사는 2년을 끌었다. 그 결과 김 후보자, 민원을 전달받은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 브로커 양 씨와 제넨셀 대표 강 씨의 처분은 제각각이었다. KBS가 수사 기록으로 그 과정을 되짚었다.

시작은 "10억 원 대가" 제보였다 #

수사의 출발점은 2022년 11월 말 대검찰청이 입수한 첩보다. 브로커 양 씨의 동업자였던 조 모 씨가 검찰에 제보한 내용이 발단이었다. 제넨셀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신약 치료제가 실은 대상포진 치료제였는데도 식약처 승인이 났다는 것이다.

조 씨는 양 씨와의 통화 녹취 자료를 함께 제출하면서, 제넨셀의 임상 승인 뒤에 김승원 의원이 있었고 그 대가로 10억 원을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대검은 첩보를 서울서부지검으로 넘겼다. 서부지검 수사팀은 2022년 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강 씨와 양 씨의 주거지·사무실, 식약처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강 씨는 위계상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양 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김강립 전 식약처장, 입건에서 무혐의까지 #

수사팀은 2023년 8월 김강립 전 식약처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김 후보자의 부탁을 받은 김 전 처장이 식약처 직원들에게 지시해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이뤄졌다고 의심한 것이다.

시점을 보면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를 냈고, 일주일 뒤인 9월 30일 식약처는 14가지 사유로 보완을 요청하며 승인을 보류한 상태였다.

그로부터 약 2주 뒤인 10월 12일, 김 전 처장은 김 후보자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3군데에서 업무분장이 되어 있답니다.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회사는 제넨셀입니다. 국부 유출도 걱정되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장님"

김 전 처장은 비서 고 모 씨에게 이 요청을 실무자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뒤 김 후보자에게 답신을 보냈다.

"의원님, 염려해 주신 제넨셀 건은 현재 회사와 자료 보완 등 진행하고 있습니다.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식약처 김강립 배상"

김 후보자는 다시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또 결과에 따라 국부 유출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주세요"라고 답했다. 두 사람의 연락은 여기서 끝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처장은 두 차례 소환조사에서 위법성을 부인했다. 신속한 업무처리를 촉구하는 통상적인 민원 전달로 판단했고, 직원들에게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며, 실제로 법령 위반이나 권한 남용은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검찰은 이 해명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식약처 실무진 진술과 이들이 주고받은 이메일·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한 결과, 김 전 처장이 구체적인 처리 방법이나 결론을 지시하거나 신속 처리를 압박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정적이었던 건 실무진의 진술이다. 임상시험계획을 실질적으로 검토한 담당자들은 "김 전 처장의 지시 사항과 국회의원의 청탁 내용을 알지 못했고, 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검토했을 뿐 상급자 지시에 따라 미리 승인 결론을 내려두고 검토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식약처가 제넨셀 임상시험을 승인한 2021년 10월 26일 직전까지도 여러 차례 공문과 전화로 자료 보완과 설명을 요구한 사실도 확인했다. 제넨셀만 특혜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2024년 12월 27일 김 전 처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10억에서 500만 원으로, 그리고 징역 8월 구형 계획 #

정작 수사의 출발점이었던 '10억 원 대가 약정'은 끝내 입증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자금 흐름도, 이를 뒷받침할 진술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24년 6월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입건했다. 액수는 10억 원이 아닌 500만 원이었다.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제넨셀 건을 청탁한 대가로 강 씨와 양 씨로부터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본 것이다. 근거는 양 씨와 김 후보자의 통화 녹취였다.

같은 해 8월 13일 김 후보자 소환조사가 이뤄졌고, 다음 달 수사팀은 대검에 '기소해 징역 8월을 구형하겠다'고 보고했다.

당시 구형 계획서에 담긴 논리는 강경했다. 김 후보자의 알선과 뇌물 약속에서 시작해 강 씨와 양 씨가 각각 110억 원과 6억 원 상당의 불법 이익을 얻었고, 강 씨가 낸 허위 자료로 임상시험이 실제 진행돼 국민 건강에 위험이 발생했는데도 김 후보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해 알선뇌물약속죄로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을 잃어 국회법상 당연 퇴직 사유가 된다는 설명까지 첨부됐다.

법원 판결이 방향을 돌렸다 #

그런데 석 달 뒤인 2024년 12월, 수사팀은 대검과 의견을 조율한 끝에 기소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둔 최종 보고서를 다시 냈다. 강 씨의 1심 선고(징역 3년·집행유예 5년) 결과가 나온 것이 계기였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권성수)의 판단은 이랬다.

"강 씨와 양 씨 사이 통화 녹취록을 꼼꼼히 살펴봐도, 강 씨가 양 씨에게 김 후보에 대한 청탁 알선의 대가를 명시적으로 약속했거나, 양 씨가 위 약속을 근거로 김 씨에게 전환사채를 인수해달라고 요구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는다"

재판부는 양 씨가 2021년 10월 8일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담당 과에서 업무를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승인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제넨셀을 우선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개된 녹취 내용을 법원이 검토하고도 알선 약속을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검찰도 같은 논리로 김 후보자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12월 말 대검에 올린 '처리 계획'에 9월 구형 계획서에는 없던 '1안 기소유예'가 새로 등장한 배경이다.

'혐의 없음'이 아니라 기소유예였던 이유 #

KBS가 확인한 2024년 12월 처리계획 보고서는 기소유예를 1안으로 삼은 근거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청탁 자체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 금품 수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약속 금액이 비교적 크지 않다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강 씨와 양 씨 등 공여자는 알선을 토대로 추가 범행을 저질렀지만, 김 후보자가 이 부분까지 가담한 정황이 없고 국회의원으로서 민원을 전달한 측면도 있어 공여자와 달리 처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담겼다.

9월 구형 계획 보고서 제출 이후 대검이 검토를 지시한 내용도 반영됐다. 대검은 1000만 원 미만 규모의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한 사례가 일반적인지 확인해보라고 했고, 수사팀은 "기준 금액(요구·약속은 1000만 원) 이하로서 구체적 청탁 또는 부정 처사가 없는 경우 불입건 가능(500만 원 이하 뇌물수수 기소유예한 사례 다수)"이라고 12월 보고서에 적었다.

수사팀도 부담을 모르지 않았다. 보고서는 기소유예 시 고려 사항으로 제보자 조 씨의 존재, 문자와 녹음 같은 객관적 증거, 관련 보도, 공여자들에 대한 처분을 감안하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우려된다고 적시했다.

무혐의가 아닌 기소유예를 택한 이유도 보고서에 있다. 공여자인 강 씨는 뇌물공여약속, 양 씨는 뇌물공여약속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를 '혐의없음'으로 처분하면 그에게 뇌물을 주려 했다는 강 씨와 양 씨도 불기소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검찰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다.

2안에는 '무죄 우려'가 붙었다 #

수사팀은 9월 구형 계획서대로 기소하는 방안도 2안으로 함께 올렸다. '불구속 구공판'인 2안의 근거는 김 후보자의 청탁으로 강 씨가 허위 자료를 제출해 임상 계획을 승인받은 범행이 이뤄졌고(강 씨는 이 부분 유죄를 인정받았다), 그 결과 강 씨와 양 씨가 거액의 부당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다만 9월 구형 계획서와 달리 징역 8월 구형 계획은 빠졌다. 대신 고려 사항에 "선고유예나 무죄 가능성이 있어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이 우려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결국 처분은 셋으로 갈렸다. 공여자인 강 씨와 양 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이들의 청탁을 받아 식약처에 민원을 넣은 김 후보자는 기소유예됐다. 김 후보자의 연락을 받고 승인 검토를 지시한 김 전 처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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