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oCheese기술 뉴스와 기록
← 목록으로
뉴스2026-09-2012분

이 대통령 연임 선 긋기에도 개헌 논의는 제자리 — 한겨레 칼럼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연임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지만 국민의힘은 개헌 불가 입장을 굳혔다. 한겨레 선임기자가 지금이 개헌 적기인 이유 세 가지를 짚었다.

#정치#개헌#이재명#국민의힘
President Lee Jae-myung holds a press conference at the Blue House

원문: 이 대통령 연임 선 그어도 국힘 ‘병적인 집착’…개헌 안 하면 필패한다 — 한겨레

개요 #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 기자회견에서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음 날 조간 1면은 대부분 이 발언을 머리에 걸었다. 국민일보는 "모두 제 부족함 탓…연임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헌법상 불가능", 조선일보는 "연임엔 선 긋고, 공소취소는 길 열어뒀다"를 제목으로 뽑았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 발언을 연임 포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는 이 반응을 "병적인 집착"이라고 짚으면서, 오히려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뭐라고 했나 #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개헌과 연임을 이렇게 정리했다.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임하지 않겠다고 요구·약속하라는 요구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 공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확고하게 말씀드립니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구체적인 개헌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는 한발 물러섰다.

"개헌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하는 것입니다. 개헌에 대해서는 저의 입장은 이미 밝혔기 때문에 국회에서 여야 간의 협의 그리고 국민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서 하시면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힘의 반응 #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 생각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현란한 말재간만 남은 회견이었다"고 썼다. 기자회견에서는 더 직설적이었다. "연임할 생각은 없다고 해놓고 결국 나중에는 국민 결단 운운할 것 아닙니까? 결국 아직도 연임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것입니다."

칼럼은 이 태도의 동기를 이렇게 읽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개헌을 노리는 절대 악'으로 남아 있어야 장 대표의 야권 내 입지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만약 대통령이 요구대로 "나는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 이번엔 "거짓말하지 말라"는 반박이 돌아왔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점식 원내대표의 반응은 결이 조금 달랐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절대로 연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연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한테 개헌 논의를 외주화시킨 다음에 그때 가면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뉘앙스를 깔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헌법조차 지키지 않고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 분립을 파괴하는 위헌 세력과 개헌을 논의할 수는 없다.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는 생각이 더욱더 굳어져 간다"고 못 박았다.

정 원내대표는 9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고 선언해 당내 박수를 받았다. 개헌 불가론이 국민의힘 다수 의원의 공통된 생각이라는 뜻이다.

한국 전통 궁궐의 수문장 교대식 Photo by Little forest 작은 숲 on Pexels

뒤집힌 구도 #

칼럼이 이상하다고 짚는 지점은 여기다. 1987년 이후 개헌이 번번이 무산된 이유는 대통령 임기 초에는 대통령이, 임기 말에는 야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임기 초인데 대통령이 개헌에 적극적이고 야당이 막아선다. 구도가 뒤집혔다.

배경에는 선거 전망이 깔려 있다. 6·3 선거 이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 자신감이 붙었다. 내년 4월이나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까지 내리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은 109석. 개헌을 저지할 수는 있어도 주도하기는 어려운 숫자이니, 총선에서 다수를 잡은 뒤 유리한 지형에서 개헌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다만 칼럼은 그 전망의 근거가 약하다고 본다. 대통령 지지율은 떨어졌지만 정당 지지도는 여전히 민주당이 앞서는 조사가 많다. 과거 총선 예측도 세 번 연속 빗나갔다. 2016년 새누리당 압승 전망은 2당 추락으로 끝났고, 2020년엔 코로나 국면에서도 미래통합당이 참패했으며, 2024년엔 '비명횡사' 공천으로 흔들리던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폭주 덕에 살아났다.

지금이 개헌 적기인 세 가지 이유 #

첫째, 임기 초 대통령이 개헌에 찬성한다. 임기 초 대통령에게 개헌은 위험한 의제다. 모든 정치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찬성 입장이다.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다.

둘째, 다음 선거의 불가측성이다. 지금 개헌하면 다음 대선에서 어느 쪽이 이길지 아무도 모른다. 칼럼은 정치에서 불가측성이 제도 변화의 동력이라고 본다. 1987년 개헌이 성사된 것도 6월 항쟁의 힘이자,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세 사람이 모두 직선제를 하면 자신이 이긴다고 믿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개헌하지 않으면 다음 대통령도 실패한다.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가 유지되면,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져도 제왕적 대통령 아래 야당 신세고, 이겨도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는 자리를 차지할 뿐이라는 논리다. 칼럼은 "현행 헌법 체제에서 장동혁 대통령, 한동훈 대통령, 오세훈 대통령이 탄생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묻는다.

1987년의 교훈 #

칼럼은 개헌 성사의 조건으로 대통령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꼽는다. '여야 협의와 국민적 의견 수렴'은 필요조건일 뿐이고, 대통령이 방관하는 상태에서 민주당이 개헌을 밀어붙이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 대통령이 김민석 대표, 장동혁 대표 같은 여야 차기 주자들과 직접 정치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1987년이 그랬다. 야당은 정·부통령제와 4년 중임제를 요구했지만 전두환·노태우는 끝까지 받지 않았다. 김영삼-김대중 연합 가능성을 봉쇄하기 위해서였다. 전두환은 회고록에 이렇게 남겼다.

"양 김 간의 타협을 어렵게 만든 또 한 가지 요인은 두 세력이 권력을 분점할 수 있는 방안이 제도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개정 헌법에서 부통령제, 결선투표제, 4년 중임제 등은 채택되지 않았다. 대통령제 자체가 권력분점을 용인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개헌의 내용 #

칼럼이 제시한 개헌안은 이 대통령 제안을 뼈대로 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편입, 대통령 권한의 국회·지방정부 분산, 대통령 4년 연임제다. 4년 연임제를 도입해도 한국 유권자의 역동성 때문에 사실상 4년 단임제로 운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붙였다. 대통령 궐위 시 잔여 임기제나 부통령제 도입으로 선거 주기를 고정할 필요도 언급했다.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는 '최소 개헌'을 꼽았다. 욕심을 버리고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선에서 끝내자는 주문이다. 개헌 자체가 무너진 정치의 복원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댓글GitHub Discuss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