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김민석 "대선 망쳐먹어" 정청래 "배신 트라우마"…與 마지막 토론 난타전 — 조선일보
개요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세 사람이 12일 서울 양천구 SBS에서 마지막 TV 토론회를 치렀다. 17일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공개 무대였지만, 정책 검증보다 감정 싸움이 앞섰다.
정청래·김민석 두 후보는 20여 년 전 탈당 이력과 지난 대선 패배 책임을 서로에게 되돌려 던졌다. "대통령 선거를 망쳐먹었다"(김민석), "배신 트라우마가 많이 있는 것 같다"(정청래) 같은 말이 오갔다. 송영길 후보는 정 후보의 국정과제 인식을 파고들며 "조국혁신당에 경도된 것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과거 대선 책임을 둘러싼 공방 #
첫 주도권 토론부터 김 후보가 정 후보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꺼냈다. 20대 대선 당시 이 발언으로 불교계와 갈등이 커졌는데, 사과도 탈당도 거부하고 요구한 후보 측을 오히려 비난했다는 것이다. 정 후보가 지금은 불교계와 관계가 좋다고 받아치자 김 후보는 "지금 관계가 어떠냐고 물은 것이 아니라 중요한 대선을 앞두고 왜 사과하지 않았느냐고 물은 것"이라고 되물었다.
정 후보의 반격은 2002년으로 향했다. 김 후보의 민주당 탈당과 정몽준 후보 지지 이력이다. "김민석 후보님 얼굴 푸시고요"라고 운을 뗀 정 후보는 "본인이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하고 탈당하고, 배신한 것에 트라우마가 많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때 이야기를 할수록 김 후보가 자꾸 불리할 것 같은데 자꾸 꺼낸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후보는 "저 별로 불리하지 않다. 사과할 것은 다 했다"고 맞섰다. "검찰 개혁도 세 번 이상 우려먹으면 물이 안 나오는 사골탕이 되듯 배신 이야기도 계속하시면 그렇다"는 비유를 쓴 뒤, "대통령 선거를 망쳐먹었는데 그에 대해서 왜 사과하지 않느냐. 그것이야말로 배신 아니겠느냐"고 했다.
'치하'라는 단어까지 #
경제 현안 경험을 두고도 부딪쳤다. 김 후보가 4대 기업 총수들과 실제 경제 현안을 놓고 토론한 경험이 있는지, 미국 AI 기업의 국내 투자 동향을 아는지 물으며 "안 해본 것이 명확히 보이기 때문에 여쭤본 것"이라고 하자 정 후보는 "확증편향 현상이 좀 심한 것 같다"고 잘랐다. 당대표가 되면 중소기업·대기업 회장들과 정책 간담회를 많이 한다면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얘기한 것을 그렇게 자랑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신경전은 단어 하나로도 번졌다. 정 후보는 김 후보가 자신에게 '치하한다'는 표현을 쓴 것을 문제 삼아 "치하는 윗사람이 아랫사람한테 하는 것"이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가 치하에 대해 말씀하신 것은 일본식 사전을 읽으신 것"이라며 "한국 사전에서는 동등하게도 쓰인다"고 반박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책임론 #
이재명 정부가 도입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는 김 후보를 정면으로 겨눴다. 김 후보는 공통 질문에서 먼저 사과했다. "우려하셨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마침 레버리지 ETF를 통과시킨 회의를 제가 사회를 봤다"는 것이다. 당시 이 대통령의 해외 출장으로 자신이 국무회의를 주재했지만 "경제팀 고유 사안이어서 사전에 특별히 대면 보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을 그었다. "전체 국정을 대통령을 대리해 통할하는 입장에서 '나는 책임 없다'고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면서도 "개인에게 정치적 공방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 후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로 피멍 든 일반 투자자들이 많다"며 "4월 21일 국무회의 법령안을 보면 제출자가 김민석 총리로 돼 있고 국무회의 주재도 김민석이 했다"고 짚었다. 김 후보가 '내가 직접 지시한 적 없다'는 책임 회피성 발언을 했다가 조금 전 사과해 다행이라는 말도 붙였다.
단일 종목 ETF 자체에 대해서는 "뜨거운 아이스크림 같은 형용모순"이라고 했다. "주식은 신뢰가 기본이다. 문책할 일이 있으면 그런 강력한 조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도 "사과도 타이밍이 필요하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LH 물량 문답, 퀴즈인가 검증인가 #
이 대통령의 주택 140만호 공급 공약도 쟁점이었다. 정 후보가 "140만호 가운데 LH가 몇 만호를 감당해야 하는지 아느냐"고 거듭 묻자 김 후보는 숫자 대신 방향을 답했다. "중요한 것은 대안"이라며 "LH에 국가가 보다 책임 있게 재원을 투자하는 것을 포함한 주거 뉴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세 사람의 토론이 퀴즈 수준이 돼서는 안 된다", "LH가 재원상 어렵고 사업 방식이 어렵다는 것은 여권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의 평가는 달랐다. "국무총리까지 하신 분이 총선 승리에 가장 중요한 정책일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는 "LH가 5년간 11만호씩 55만호를 감당해야 한다"며 인력과 재정 여건을 거론한 뒤 "그걸 파악하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엉뚱한 이야기만 했다"고 했다.
지지율과 예의 #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논쟁에서는 표현 수준을 두고 부딪쳤다. 김 후보가 "정 후보께서 당을 다시 맡게 되시면 전체적으로 당 지지율 또는 국정 지지율 때문에 기업의 안심이나 국정 지지율 회복이 다른 후보들이 되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하자, 정 후보는 "김민석 후보는 예의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대표가 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면서 정청래가 돼서는 안 될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취지다.
전당대회 선호투표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서도 충돌했다. 정 후보는 "질문을 빙자해서 음모론을 넘어 정치공작 차원에서 아주 익숙한 것 같다"며 "당연한 이야기를 왜 물어보느냐. 저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 아니냐"고 반발했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가 당선되면 당연히 돕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선호투표에도 승복하시고 제가 승리한다면 함께 해주시겠다는 말씀을 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역의 상황이 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송영길의 화살도 정청래로 #
송 후보의 공격 대상 역시 정 후보였다. 정 후보가 앞선 토론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1호를 '내란 종식'이라고 답한 대목을 문제 삼았다. "이재명 정부가 공식 확정한 123개 국정과제 자체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게 충격"이라는 것이다. 이어 "내란 종식은 조국혁신당의 1호 공약으로 알고 있는데 정신적으로 너무 조국혁신당에 경도됐던 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 후보가 국정과제 번호를 묻는 방식을 "퀴즈"라고 받아치자 송 후보는 "집권 여당 대표가 솔직하지 않다고 국민들이 볼 것", "반칙을 쓰신다", "부끄럽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지난 지방·보궐선거 결과를 '승리'로 규정한 문제에서는 세 후보가 동시에 엮였다. 송 후보가 정 후보에게 "당정청이 조율해 승리로 하기로 했다는 근거가 있느냐"고 묻자, 당시 총리였던 김 후보가 "없다", "승리로 규정하자고 한 적 없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제가 당정청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당청이라고 했다"며 "대통령과 나눈 대화는 보안"이라고 했다. 송 후보와 말이 겹치는 상황에서는 "덩치는 크신 분이 너무 그렇게 가볍게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대통령에게 할 쓴소리는 각각 달랐다 #
이재명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한다면 무엇을 말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세 후보의 답이 갈렸다.
송 후보는 또 부동산을 들었다. "부동산은 투기이고 주식은 투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며 공급 확대와 함께 세제·금융 정책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김 후보는 일정을 줄이라고 했다. "일정을 좀 줄이시라고 하고 수첩을 뺏겠다"는 것이다.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에게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고 건강의 시간도 필요하다"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암행의 시간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정 후보는 외교를 꼽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하고도 악수해야 한다"고 했던 말을 소개하며 "자주파와 동맹파를 적절하게 활용해 외교의 극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토론 막판에는 서로의 장점을 말하는 순서도 있었다. 김 후보는 정 후보의 순발력과 성실성을, 정 후보는 김 후보의 상황 판단과 조정 능력을 언급했다. 송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정 후보 말씀대로 우리는 같은 뿌리"라며 세 후보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했다.
민주당은 17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대표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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