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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7월 15일·7 MIN READ

“남편을 데리러 왔습니다”…수천km를 건너온 아내의 마지막 배웅

아산 KTX 터널 공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미얀마 노동자 아웅민우씨. 그의 아내가 남편을 데려가기 위해 한국을 찾았고, 동료들은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증언했다.

#사회#노동#이주노동자#산업재해#안전
A Myanmar wife stands before her late husband's memorial portrait at a funeral hall in Cheonan

원문: “남편을 데리러 왔습니다”…수천km를 건너온 아내의 마지막 배웅 — 경향신문

개요 #

미얀마에서 온 서른네 살 여성이 검은 정장 차림으로 인천공항 입국장을 걸어 나왔다. 여행이 아니었다. 지난 1일 충남 아산 KTX 선로 공사 현장에서 숨진 남편 아웅민우씨(37)를 데려가기 위한 걸음이었다. 그가 작은 목소리로 남긴 첫마디는 이랬다. “남편을 데리러 왔습니다.”

15일 오전, 아내 친마이마이씨는 남편이 안치된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영안실에서 남편과 마주한 순간 그는 몸부림쳤다. “두고 가지 마. 살아나.” 같은 말이 몇 번이고 반복됐다.

반복된 말, “두고 가지 마”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여행객들 사이를 천천히 빠져나온 친마이마이씨의 발걸음에는 설렘 대신 슬픔과 긴장이 묻어 있었다. 미얀마에서 수천km를 건너온 이 땅은 남편이 일하던 곳이었다.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던 남편은, 그러나 주검이 되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 사는 외사촌과 함께 장례식장에 도착한 친마이마이씨에게 직원이 조심스레 물었다. “많이 놀라실 수도 있는데 그래도 보시겠어요.”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편을 확인한 뒤 그는 한동안 의자에 앉아 허공만 바라봤다. 빈소 앞에는 그의 영문 이름이 적힌 상주 명패가 놓였다.

비상정지 장치 없는 터널, 홀로 있던 노동자 #

아웅민우씨는 지난 1일 아산시 KTX 선로 공사 현장 입구에서 약 2.4㎞ 떨어진 터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굴착 과정에서 나온 흙과 모래를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벨트 설비에 얼굴이 끼인 채 몸은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그가 맡은 일은 컨베이어벨트 점검이었다. 사고 당시 그는 홀로 작업 중이었고, 위험한 상황에서 설비를 멈출 수 있는 비상정지 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공사는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하고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았다. 아웅민우씨가 속한 하청업체에서 컨베이어벨트 작업은 모두 이주노동자 몫이었다.

성경책을 읽던 사람, 늘 가족 곁을 그리던 사람 #

아웅민우씨는 2022년 4월 한국에 들어왔다. 여러 지역의 건설 현장을 옮겨 다니며 가족의 생계를 짊어졌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컴컴한 터널에서 일하면서도 틈만 나면 미얀마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아이를 홀로 키우는 아내에게 그는 늘 “곁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이듬해 비자가 만료될 무렵 고향에 돌아가면 가족이 다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빈소를 찾은 동료들의 기억 속 아웅민우씨는 조용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함께 일한 A씨는 “아내와 통화를 마친 뒤엔 늘 성경책을 읽곤 했다”고 전했다. B씨는 “바쁘게 일하다가도 둘이 마주치면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가족 곁에 있고 싶다는 이야기를 항상 했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동료들은 이번 사고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회사에 2인 1조 작업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은 “필요 없다”뿐이었다고 했다. “한명만 더 있었어도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뒤따랐다.

그는 현장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한국 관리자들은 현장의 이주노동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언어가 다르고 신분이 불안정한 탓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친마이마이씨는 16일 서울 종로구 SK에코플랜트 본사 앞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저에게 일어날 일들은 전혀 겁나지 않아요. 소중한 희망을 잃어버렸고, 한국에 온 이상 남편의 죽음을 통해서 다른 이주 노동자들의 환경이 나아지도록 끝까지 있을 겁니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