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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9월 1일·9 MIN READ

연금 추납, 외국인만의 문제일까 — "성실 가입자만 손해"

국민연금 추납 제도를 둘러싼 외국인 논란의 실체와, 제도 자체의 형평성 문제를 짚었다. 복지부는 실거주 기간만 추납을 인정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국민연금#추납제도#연금개혁#사회보장
Debate over South Korea's national pension retroactive contribution system

원문: 연금 추납, 외국인만의 문제일까…"성실 가입자만 손해" — KBS 뉴스

개요 #

국민연금 '추납 제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발단은 한 언론 보도였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한 달만 일한 뒤 60세 무렵 밀린 보험료를 한꺼번에 몰아 내고, 본국으로 돌아가 평생 연금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국내에 살지도 않는 외국인이 노후 자금을 빼간다"는 여론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다만 국민연금공단 설명은 결이 다르다. 외국인 추납 신청자 상당수가 영주권(F5)이나 재외동포(F4) 비자를 가진 장기 체류자라는 것이다. 추납한 외국인을 모두 단기 거주자로 묶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이 지목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국적이 아니라 제도 자체다.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낸 가입자와 은퇴 직전 한꺼번에 몰아 낸 가입자가 같은 수급권을 얻는 구조, 그 형평성이 핵심이다.

추납, 원래 어떤 제도인가 #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 연금을 받는다. 그런데 살다 보면 실직하고, 사업을 접고, 휴직하는 시기가 생긴다. 이때 못 낸 기간만큼 보험료를 나중에 낼 수 있게 한 장치가 추납이다. 소득이 불안정한 취약 계층의 수급권을 지키자는 취지였다.

조건은 하나다. 국민연금에 가입해 한 달 이상 보험료를 낸 이력이 있으면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할 수 있다. '한 달 일하고 최소 가입 기간 대부분을 추납한' 외국인 사례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다.

동전을 저금통에 넣는 손 Photo by cottonbro studio on Pexels

밀린 보험료를 아무 때나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

SNS에는 체납한 보험료를 나중에 그냥 내면 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사실이 아니다. 추납이 가능한 기간은 국민연금법상 두 가지로 못 박혀 있다.

① 적용 제외 기간 — 무소득 배우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1년 이상 행방불명자로서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

② 납부 예외 기간 — 사업 중단, 실직, 휴직, 병역, 학교 재학, 교정시설이나 치료감호 시설 수용 중이어서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

두 경우 모두 국민연금공단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납부 예외는 사유가 생긴 그 시점에 공단에 신고해 승인받아야 한다. 실직하고 10년이 지난 뒤에 갑자기 연금을 받고 싶다며 추납을 신청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납부 예외 같은 사유 없이 단순히 보험료를 체납한 경우도 추납 대상이 아니다.

10년 치를 추납한 외국인은 누구인가 #

외국인이 이 요건을 채우려면 체류 자격을 꽤 오래 유지해야 한다. 119개월 치를 추납했다면 그만큼, 즉 10년 가까이 체류 자격을 이어온 셈이다. 공단이 "외국인 추납자 대부분이 영주권이나 재외동포 비자 소지자"라고 설명하는 근거다.

김세황 중국동포단체협의회 의장은 "삶의 터전을 한국에 두고 살아가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중국에 집을 사놨다거나 가족이 있는 분들은 돌아갈 수도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재외동포는 내국인과 달리 보험료를 10년 채우지 못하고 60살이 되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한다"고도 덧붙였다.

복지부 확인 결과도 같다. 중국은 한국과 사회보장협정을 맺지 않아, F4·F5 비자를 가진 중국 동포는 반환일시금 대상이 아니다.

규모는 커지는 중이다. 지난해 외국인 추납 신청자는 1,500여 명으로 5년 전보다 3배 넘게 늘었고, 금액도 100억 원을 넘겼다.

체류 자격은 유지, 실거주는 국외 — 이 구멍을 막는다 #

빈틈은 여기 있었다. 체류 자격은 그대로 두고 실제로는 상당 기간 국외에 머무는 경우다. 그동안 추납 심사에서 실거주 기간은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외국인이 국내에 거주하지 않은 기간에는 추납을 신청할 수 없도록 관련 지침을 고쳐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앞으로 추납을 신청하는 외국인은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을 반드시 내야 한다. 입국일이 속한 달부터 출국일이 속한 달까지, 국내 거주 기간이 15일 이상인 달만 실거주 기간으로 인정된다.

복지부는 이와 별도로 추납에도 국가 간 상호주의를 적용하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진짜 쟁점은 국적이 아니라 형평성 #

추납의 근본 문제는 '단기간에', '사후적으로' 연금 수급권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매달 성실히 보험료를 낸 가입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윤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추납은 본인이 원하는 납부 시점을 선택할 수 있고, 액수도 원하는 금액의 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의무 가입으로 위험을 넓게 분산하고 함께 기여한다는 사회보험 원리도 추납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해법은 두 갈래다. 추납 사유를 학업이나 돌봄처럼 사회적 위험으로 인한 소득 공백에 한정하고, 최대 119개월인 추납 가능 기간을 줄이자는 것이다. 해외처럼 추납 사유별로 신청 시점에 제한을 두자는 제안도 나온다. 한국은 이런 제한이 없어, 은퇴 시점에 수급권 확보를 노린 추납이 이뤄지고 있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