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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7월 14일·7 MIN READ

"'빨갱이가 왜 왔냐'길래 '어르신 일손 도우려고요' 했죠" — 북향민 정착의 높은 문턱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행사에서 북향민들이 언어와 편견의 벽을 딛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경험을 나눴다. 제3국 출생 자녀들에게는 언어 장벽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회#북한이탈주민#통일부#교육
Third North Korean Defectors' Day ceremony at KINTEX in Ilsan

원문: "'빨갱이가 왜 왔냐'길래 '어르신 일손 도우려고'라고 답했죠"…문턱 높은 북향민 정착 — 경향신문

개요 #

"'빨갱이가 왜 여기까지 왔냐'며 소리 지르던 이웃 어르신이 계셨어요. 농번기마다 그 댁을 찾아가 일손을 도우면서 '어르신 댁에 일손이 부족한 것 같아 제가 북한에서부터 달려왔다'고 말씀드렸죠."

북한 전통주 업체 하나도가를 운영하는 김성희 대표(52)가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향민(북한이탈주민)의 날 행사에서 꺼낸 이야기다. 이날 행사에서는 북향민들이 언어와 편견을 넘어 한국 사회에 자리 잡아온 과정을 직접 들려줬다. 그러면서 아직 남아 있는 정착의 문턱도 자연스레 드러났다.

이웃이 되기까지 #

김 대표가 딸과 함께 택한 정착의 첫걸음은 단순했다. 이웃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다들 꺼리는 일이 있으면 찾아서 하고, 북향민이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히는 것이었다.

"마음의 문을 열고 먼저 다가가 지역민들을 이해하려 하니, 저를 누이나 동생, 딸처럼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는 성공적인 정착을 "지역사회에서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가족 같은 이웃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을 받아준 지역사회에 보답하고 싶어 고아원, 지체장애인협회, 양로원 같은 후원 단체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경북 괴산군의 한 풍경 Photo by Aibek Skakov on Pexels

말투가 만든 오해 #

그러나 언어와 편견 탓에 정착이 쉽지만은 않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춘천시에서 수도요금 민원 상담을 맡고 있는 조경욱씨(52)는 자신의 고향이 함경도 무산이라 말투 톤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민원인들한테 보이스피싱이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어요."

조씨는 탈북 후 중국에서 10년을 지내다 딸과 함께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중국 체류 시절을 이렇게 떠올렸다. "신분이 없으니 6개월에 한 번씩 일터를 옮겨야 했고, 길에서 경찰을 만나면 도망치기 일쑤였죠."

제3국 출생 자녀에게 더 높은 벽 #

언어 문제는 북향민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제3국 출생 자녀들에게 한층 더 큰 장벽이 된다. 어머니를 따라 8세 때 입국한 대학생 박금성씨(21)는 한국에 온 지 두 달 만에 한글도 익히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아이들이 저를 신기해하며 질문을 쏟아냈지만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어요."

박씨는 한 아이가 자신에게 '바보'라고 했던 날을 기억한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뜻을 물어본 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저 서럽기만 했어요."

그는 탈북 대안학교인 부산 장대현중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야 달라졌다고 했다. "더 이상 제 이야기를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용기, 그리고 공동체가 주는 안정감을 그때 알게 됐어요."

통일부 관계자는 제3국 출생 북향민 자녀의 입국이 늘고 있지만 정규 과정에서는 맞춤형 교육이 어렵다고 짚었다. "대안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부의 약속 #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북향민의 정착 경험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새로운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경험은 사회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언젠가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이신 여러분이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