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당정, 양도세 증가 지적에 ‘비거주 1주택 예외 인정’ 늘리기로 — 동아일보
개요 #
더불어민주당이 약 4개월 만에 재개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 세제 개편안에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를 실거주자와 차등화하는 정부안을 백지화하고, 양도소득세의 비거주 예외 인정 범위도 넓혀 달라고 요청했다.
비거주 1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해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올리려던 정부안을 대폭 손보자는 뜻이다. 청와대가 적극 검토 방침을 밝힌 만큼 수정안 윤곽은 이르면 이번 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당정청 소통'을 내세워 당 대표에 선출된 김민석 대표의 역할도 함께 시험대에 올랐다.
종부세 기본공제, 1주택자는 거주 여부 안 따진다 #
김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세제 개편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 몇 가지 보완 의견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비거주 1주택자 보유세 인상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가 불러올 전월세난 우려를 조목조목 짚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민주당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를 비거주·실거주로 나누는 정부안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안은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춰 세 부담을 키우는 구조였다. 민주당은 이 설계 자체를 접자는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는 1주택자라면 거주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종부세 기본공제를 14억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시장가액비율·부담 한도에도 제동 #
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산정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70%로 높이는 정부안에도 반대했다. 1주택자라면 비거주자에게도 현행 60%를 그대로 적용하자는 얘기다.
종부세 부담 한도를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려는 정부안 역시 회의에서 비판을 받았다. 한 해에 늘어날 수 있는 세액 상한을 넓히면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는 안전장치가 헐거워진다는 지적이다.
양도세 장특공제, '육아·가족 돌봄'도 예외로 #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감면 축소에 대해서는 예외를 넓히기로 당정이 뜻을 모았다.
정부는 보유와 거주 모두에 감면 혜택을 주던 장특공제를 거주할 때만 혜택을 주는 장기소득공제로 바꾸기로 했다. 여기에 기존 비거주 예외 인정 요건이었던 전근이나 질병 치료에 육아·양육, 가족 돌봄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위당정협의회 참석자는 "장특공제의 경우에도 그간 비거주자가 많았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500가구 이하 재개발 권한, 구청장으로 #
공급 대책으로는 500가구 이하 주택의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장에서 구청장으로 넘기는 방안이 제시됐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여서, 민주당은 서울시와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수정안, 이르면 이번 주 윤곽 #
청와대도 문을 열어 뒀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김 대표의 우려에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세심하게 살피고 정책 완성도와 국민 수용성을 한층 높여 갈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입장과 요청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8·17 전당대회 이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민주당이 정부안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을 두고, 지지율 반등을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가 세제 개편안 수정 방침을 밝힌 뒤 '누더기'라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당이 총대를 메면 정책 수정 명분을 만들면서 동시에 당정 갈등에 실망한 지지층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주 민주당과 세제 개편 수정 방향을 논의한 뒤 다음 달 3일까지 국회에 세제 개편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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