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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8월 25일·9 MIN READ

개구리 소년부터 장미란씨까지, 30년째 되풀이되는 경찰 실종수사 부실

제주 장미란씨 실종 사건의 허위 종결 의혹을 계기로, 1991년 개구리 소년 사건 이후 30여 년간 반복돼 온 경찰 실종수사 부실 사례와 전문가들의 체질 개선 요구를 정리했다.

#사회#경찰#실종수사#제주
Police forensic investigation at a palm tree farm in Hallim-eup, Jeju

원문: 개구리 소년·어금니 아빠·장미란까지···30년째 반복되는 경찰 실종수사 대응 부실 — 경향신문

개요 #

제주 장미란씨 실종 사건을 놓고 경찰의 부실 수사와 허위 종결 의혹이 커지자, 실종수사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25일 나왔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고, 관련 전산망 기록까지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런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찰의 실종 사건 부실 대처는 수십 년째 같은 모양으로 반복돼 왔다. 논란이 터질 때마다 경찰은 대책을 발표했지만, 몇 년 지나면 비슷한 사건이 또 나왔다. 지침을 몇 줄 보완하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단순 가출'이라는 오판 #

과거 실종 수사 논란은 대부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실종자를 '단순 가출'로 분류하면서 시작됐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가 1991년 대구 성서초등학교 학생 실종 사건, 이른바 '개구리 소년' 사건이다. 초등학생 5명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를 단순 가출로 판단했고, 수사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다. 초기 수색과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지만 사건은 결국 영구 미제로 남았다.

흙길을 혼자 걸어가는 소년의 뒷모습 Photo by Long Bà Mùi on Pexels

비슷한 오판은 그 뒤로도 이어졌다. 1999년 경기 평택 송혜희양 실종 사건, 2002년 충북 청주 물탱크실 살인 사건, 2010년 충남 서산 김일형군 실종 사건이 모두 같은 경로를 밟았다. 이 사건들 역시 지금까지 미제다.

과실을 넘어선 업무 태만 #

판단 착오만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이번 제주 사건처럼 중대 과실이나 고의적 업무 태만이 드러난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

1991년 경기 안산 정유리양 실종 사건에서는 경찰관이 실종신고 인수인계를 빠뜨려 신고 다음날까지 접수 자체가 되지 않았다. 2000년 경기 안산 최진호군 사건에서는 접수 경찰관이 만 4세 아동을 가출로 처리했다. 2010년 부산 김길태 살인사건 때는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납치가 의심된다고 보고했는데도, 형사팀장 등이 단순 가출로 결론 내리면서 경찰서 지휘부까지 보고가 올라가지 않았다.

2017년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는 초동 대응과 부실 수사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실종신고가 접수돼 출동 지령이 떨어졌지만, 경찰관들은 '출동하겠다'고 허위 보고만 하고 실제로 나가지 않았다. 이후 경찰이 시간대별 조치사항 기록을 뒤늦게 수정한 사실이 드러나 그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은폐·조작 시도라는 여야의 질타를 받았다. 2019년 법원은 경찰의 초동 대응이 부실했다며 국가가 피해자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책은 나왔지만 #

어금니 아빠 사건 이후 경찰은 실종수사 체계를 바꾸겠다고 했다. 신고 초반부터 범죄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과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모든 실종사건은 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이 보고받되 범죄가 의심되면 곧바로 서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부실 수사는 끊이지 않았다. 2019년 제주 고유정 사건에서는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초기에 고씨의 거짓 진술을 검증 없이 받아들이는 바람에 현장 수색이 늦어졌다.

이번 장미란씨 사건에서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지난 24일 '실종사건 수사 강화 계획'을 일선 경찰서에 내려보냈다. 기존 실종사건 전수조사, 실종사건 종결 시 관리자 승인 의무화 등이 담겼다.

"지침이 아니라 체질을 바꿔야" #

전문가들은 지침 몇 줄 손보는 식으로는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실종 수사에 대한 태도는 30여년간 한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내부 지침으로 대책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종수사가) 팀장 선에서 도장만 찍고 끝나다 보니 내부 통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체질 개선이 앞서지 않으면 추가로 대책을 내놔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인사 관리도 문제로 꼽았다. "현재 실종 수사는 담당자 역량에 따라 '복불복'으로 갈린다"며 "수사 경험이 없는 이들이 책임자로 발령되는 인사 관리의 문제"라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인력 유출을 짚었다. "수사 업무 과중으로 베테랑 수사관들이 순찰 등 치안 부서로 이동하고 있다"며 "전문성 있는 실종 수사 인력은 정원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부족하다"고 했다.

종결의 문턱을 높이자는 제안 #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곽 교수는 "수사 실무자가 자의적 판단과 결론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는 게 문제"라며 "실종자의 안전이 확보됐다는 증거를 상급자 등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실종자 육성 녹음이나 안전함을 보여주는 사진·영상 등을 첨부해야 사건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담당자의 판단만으로 사건을 닫을 수 없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