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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026-10-2012분

어느새 코딩은 즐거우면 안 되는 일이 됐다 (Somewhere, Coding Stopped Being Allowed to Be Fun)

AI가 코드를 대신 짜는 시대에 프로그래밍을 즐기는 건 순진한 일일까. James Anderson은 '즐거움에는 경제적 정당화가 필요 없다'는 Chris Kiehl의 글을 바탕으로, 돈이 되지 않아도 코딩을 사랑해도 된다고 말한다.

#programming#ai#career#discuss
Somewhere, Coding Stopped Being Allowed to Be Fun

개요 #

"프로그래밍을 좋아한다"는 말이 2026년에는 조금 순진하게 들린다. 개발자 James Anderson은 Dev.to에 올린 글에서 요즘 이런 압박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기계가 4초면 풀 문제에 토요일 하루를 다 쓰는 게 즐겁다고 말하면 어딘가 시대에 뒤처진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 압박의 정체를 Chris Kiehl의 짧은 글 「It's Still OK to Enjoy Programming」을 읽고서야 알아챘다고 한다. Kiehl의 요지는 간단하다. 무언가를 즐기는 건 괜찮고, 거기에 경제적 정당화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Anderson은 이 문장에서 출발해 그 압박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 짚는다.

본문 #

설득하지 않고 스며드는 '종말론' #

Anderson이 보기에 "프로그래밍은 끝났다"는 서사는 논리로 이기지 않는다. 반복으로 이긴다.

개발자 피드를 열면 비슷한 이야기가 끝없이 흘러나온다. AI가 당신을 대체한다, 장인정신은 죽었다, 이제 와서 왜 이걸 배우나, 주니어의 길은 사라졌다, 결국 다 프롬프트다. 어느 하나도 정면으로 반박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씩 스며들 뿐이다. 그러다 어느 날 순수하게 재미로 뭔가 만들려고 앉으면, 스스로 심은 적 없는 목소리가 묻는다. "무슨 의미가 있어? 기계가 더 빨리 할 텐데."

Kiehl도 같은 지점을 짚었다. 이런 비관적인 콘텐츠는 많이 볼수록 더 깊이 감염되고, 연결을 끊는 순간 사라진다는 것이다. Anderson은 여기에 덧붙인다. 우리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수천 개의 게시물에서 흡수한 분위기 때문에, 한때 사랑하던 것에 대한 감정을 조금씩 잃어간다. 기쁨이 사라졌다고 결심한 적은 없다. 그냥 밀려났을 뿐이다.

검은 모니터 화면 Photo by Godfrey Atima on Pexels

절망 속에 숨은 거짓 전제 #

그 분위기 밑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전제가 하나 깔려 있다. 어떤 일의 가치는 곧 그 일의 경제적 가치라는 생각이다.

기계가 더 싸게 할 수 있다면 직접 하는 건 무의미하다. 직접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비효율이고, 이미 자동화된 일에 대한 감상적인 집착이다. 가치 있는 것과 돈이 되는 것은 같다. 이렇게 소리 내어 말하면 틀렸다는 게 바로 보인다. 다만 아무도 이렇게 대놓고 말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전제가 먹힌다고 Anderson은 지적한다.

다른 분야에 대입해 보면 더 분명해진다. 자동차가 더 빠르다고 저녁 달리기가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식당이 더 잘한다고 집에서 요리하지 말라는 사람도 없다. 방에서 서툴게 기타를 치는 사람에게 "스포티파이에 프로들 있는 거 알지? 이걸 하는 경제적 근거가 뭐야?"라고 묻는다면 다들 이상하다고 여길 것이다. 사람들은 결과물이 아니라 하는 행위 자체, 자기 손과 머리로 무언가를 해냈을 때의 작은 만족 때문에 그 일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을 쏟는 프로그래밍에만큼은 이 상식을 적용하지 않는다. 달리기, 요리, 음악, 정원 가꾸기, 그림과 달리 유독 코딩만은 밥값을 해야 하고, 남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청구서에 찍혀야 인정받는다고 여긴다. Anderson은 단호하게 말한다. 그럴 필요 없고, 처음부터 그런 적도 없었다.

올해 만든 최고의 결과물은 쓸모가 없었다 #

Anderson은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 최근 만든 것 중 가장 자랑스럽고 가장 자기다웠던 것들은 경제적 기준으로 보면 거의 다 쓸모가 없었다. 자기 말고는 아무도 쓰지 않을 작은 도구, 지름길을 알고 나서도 '딸깍'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맛보려고 일부러 어렵게 푼 문제가 그렇다. 프롬프트 한 줄이면 훨씬 빨리 만들 수 있었지만, 손으로 씨름하는 과정 자체가 보상이었기에 그렇게 했다.

Kiehl은 충돌 판정이 엉망인 벽돌깨기(Breakout) 게임을 직접 만든 경험을 소개했다. AI가 한 번에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게 핵심이 아니니까." Anderson은 이 대목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한다. Kiehl이 원한 건 게임이 아니었다. 문제에 몰입한 몇 시간, 작은 성공들, 스스로 알아내는 감각이었다. 완벽한 벽돌깨기를 즉시 받았다면 그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경제적 관점은 이 부분을 보지 못한다. 결과물만 재고, 만드는 동안 살아 있다고 느낀 경험은 놓친다. 엉성한 벽돌깨기를 보면 기계가 더 잘 만드는 물건의 열등한 버전으로만 보인다. 그걸 만들며 행복했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행복은 장부에 한 줄로 적히지 않기 때문이다.

컴퓨터 화면 속 코드 클로즈업 Photo by Godfrey Atima on Pexels

조용한 반항 #

Anderson의 결론은 이렇다. 지금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급진적인 일은 AI에 저항하거나 AI보다 더 열심히 일하거나 AI에 대해 정답 같은 의견을 갖는 게 아니다. 여전히 이 일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다. 주말에 기계가 몇 초면 풀 문제와 일부러 씨름하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씨름을 즐기는 것. 화려하게 쓸모없는 무언가를 만들고, 회사에서 한 번도 쓸 일 없는 지식이라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라서 배우는 것 말이다.

그는 이것이 반(反)AI 주장이 아니라고 분명히 한다. 본인도 AI 도구를 쓰고,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요즘 느끼는 재미 중 일부는 오히려 그 도구 덕분이라고 했다. 향수에 젖은 이야기도 아니다. 돈을 받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직장에서는 일의 경제학이 바뀌었고, 그건 당연하고 괜찮다. 그건 일이다. 다만 일이 전부였던 적은 없다.

결국 그가 거부하는 건 하나다. 시장이 애초에 값을 매길 자격이 없던 것, 즉 개발자의 경이감에 가격표를 붙이는 일이다. 어려운 일을 손으로, 서툴게, 아무 이유 없이 하면서 그 시간을 사랑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여전히 사랑해도 괜찮다 #

Anderson은 Kiehl에게 받은 말을 독자에게 그대로 건넨다. 뒤처졌다거나 순진하다거나 감상적이라는 압박을 느꼈다면, 여전히 이 일을 사랑해도 괜찮다고. 쓸모 있어서도, 언젠가 보상받을 거라서도, 누군가에게 정당화할 수 있어서도 아니다. 하는 행위가 내 안에서 무언가를 밝혀주기 때문이고, 그걸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탭을 닫고 아무 이유 없이 에디터를 여는 순간 비관론은 사라진다. 쓸모없는 걸 만들고, 이미 풀린 문제와 씨름하고, 토요일을 통째로 날려도 된다. 그 어떤 것도 돈이 될 필요는 없다. 해볼 가치가 있으면 그만이고, 그 가치는 본인만 정할 수 있다.

글 말미에서 Anderson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최근 순전히 하고 싶어서 만들거나 배운, 경제적으로 가장 쓸모없는 것은 무엇이냐고. 그의 답은 이미 존재하고, 더 잘 작동하고, OS에 기본으로 깔려 있는 무언가를 주말 내내 손으로 다시 구현한 일이었다. 몇 달 만에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Chris Kiehl의 원문 「It's Still OK to Enjoy Programming」 읽기 →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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