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인내심 바닥난 트럼프, 이라크 통해 '휴전 제안'…이란 거부 — 한겨레
개요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이라크 총리를 창구로 삼아 이란에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각) 이란과 이라크 당국자들의 말을 빌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가 이날 테헤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했으나 이란 쪽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내놓은 안이 단 하나였으며,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문제를 매듭짓지 않은 잠정 합의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라크 총리가 오간 물밑 접촉 #
알자이디 총리는 지난 1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바 있다. 이날 테헤란을 방문해서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과 이란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 등을 잇따라 접견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이날 오간 휴전 제안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가장 최근 거론된 안은 주초 미 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한 '10일 휴전안'이다. 미국과 이란 양쪽이 호르무즈해협 항로를 여는 것을 뼈대로, 휴전 기간 동안 해협의 통항·관리 체제를 협상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국들이 제안했다는 이 휴전안과 대규모 공습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란 쪽 반응은 냉랭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국영방송에 나와 알자이디 총리가 워싱턴 방문에서 얻은 "견해와 소감"을 공유했지만,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에는 이미 중재자가 충분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제는 메시지를 전하는 게 아니다"라며 "비논리적이고 탐욕스러우며 지배욕이 강한 미국의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복수 모드'에 들어선 트럼프 #
휴전 제안 소식이 전해진 이날, 미군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13일째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둘러싼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행정부 안팎의 전언도 함께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이해하는 유일한 것은 군사력뿐"이라고 믿으며 이란에 대한 "복수 모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지속적인 공습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 이전보다 더 큰 공격"이라고 경고했다. 전날에는 이란 지하 핵시설로 추정되는 이른바 '곡괭이산' 폭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확전 대비하는 이란 #
이란은 확전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이란 당국자 두 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테헤란과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이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공격하고 동맹인 후티에 홍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해협 봉쇄를 요청하는 등 대응을 지역 차원으로 넓힐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는 이란제 졸피가르 미사일이 전시됐고, 최근 매일 밤 전쟁 찬성 집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테이블과 전장이 동시에 팽팽해지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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