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이란전 탈출구 北서 찾는 트럼프…한반도 정세 변수되나 — 한국경제
개요 #
훈련이 시작되는 바로 그날 아침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6시 4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규모를 대폭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당국이 16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일정으로 UFS에 들어간 직후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터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축소를 직접 지시했다고 했다.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훈련 첫날에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김정은을 향한 유화 신호 #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오래전 한국과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적었다.
다른 하나는 비용이다. "한·미 연합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그 비용의 상당액을 미국이 부담한다"며 훈련이 "북한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훈련은 북한이 오랫동안 중단을 요구해온 대표적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카드를 꺼낸 목적이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는 데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이유다.
전례도 있다. 집권 1기였던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훈련을 비용이 많이 드는 '워게임'이라 깎아내렸고, 그해 8월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결국 중단됐다.
이번 게시글에 앞선 정황도 눈에 띈다. 30시간 전인 15일 오전 11시 8분,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찍은 과거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리며 "김정은과 나는 아주 잘 지낸다"고 썼다.
중간선거를 앞둔 계산 #
배경에 11월 중간선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전쟁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로 시선을 돌려 단기 외교 성과를 만들려 한다는 해석이다. 미·북 대화가 재개되면 선거 전에 내세울 카드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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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지형은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란전쟁이 길어지면서 물가가 오르자 불만이 쌓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3%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한국을 겨냥한 불만 #
같은 글에는 한국을 향한 불편한 기색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관련 없는 이야기"라고 전제한 뒤,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으나 한국 측이 "No thanks"(사양하겠다)라고 답했다고 공개했다. UFS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을 굳이 끌어들인 셈이다.
외교가는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드러난 대목으로 읽는다. 미국이 한국 방위에 상당한 자원을 쓰는 반면, 미국이 요구하는 역외 안보 현안에는 한국이 충분히 호응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동맹을 공동의 가치보다 비용과 기여의 교환으로 보는 이른바 '거래적 동맹관'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대미 투자 지연도 잠재적 불씨로 꼽힌다.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약속한 대미 투자 계획을 서둘러 이행하라고 압박해왔다.
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 #
손을 내밀었다고 김정은 위원장이 잡을지는 별개 문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경제적 밀착과 중국과의 협력으로 미국에 대한 외교 의존도를 상당히 낮췄다"며 "양보하면서까지 미국과 대화해야 할 절박성이 줄어들었다"고 짚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16일 딸 주애와 함께 '조국해방 81돌 경축 국립교예단 종합 교예공연'을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오기 직전의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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