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美, 英·佛에 '호르무즈 순찰단' 제안…유럽 "휴전 먼저" 제동 — 조선일보
개요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지키겠다며 영국·프랑스에 다국적 해군 순찰단을 함께 꾸리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정작 유럽 동맹국들은 선뜻 답하지 않고 있다. 이란과의 휴전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새 군사 임무에 발을 들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8일 복수의 영국·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 같은 물밑 논의를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최근 웨스 스트리팅 영국 국방장관에게 영국과 프랑스가 주축이 되는 순찰단 구성을 직접 제안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그린 구상 #
폴리티코 보도를 보면 미국과 영국은 런던에서 국제회의를 열어 순찰단의 세부 그림을 맞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뢰 제거, 민간 선박 호위 같은 임무를 나라별로 나눠 맡기는 식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프랑스 국방장관과도 전화로 해상 항행 안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렇게 서두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국제 해상 운송이 실제로 흔들리고 있어서다. 민간 해상정보업체 윈드워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7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간 유조선이 단 한 척도 없었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상선 통항량도 후티 반군이 봉쇄를 선언한 뒤 22% 줄었다.
유럽이 주춤하는 이유 #
유럽 국가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란과의 휴전이 안정적으로 굳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 군사 임무에 뛰어드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고 본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불만도 깔려 있다. 미국이 이란 공습을 시작하면서 동맹국들과 제대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앙금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이런 배경 탓에 참여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선을 그었다. 미국의 대이란 공세 자체에는 끼지 않겠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을 보호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일에는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격 작전과 방어·호위 임무를 분명히 구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군 내부의 부담 #
미군 내부에서도 걱정이 나온다. 항공모함 2척과 해병대 병력을 오랫동안 중동에 붙들어 두면서 함정 정비가 밀리고 있고, 전력을 유지하는 데 드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순찰단 임무를 동맹국들과 나누려는 배경에는 이런 현실적 고민도 자리한다.
한편 이번 사안을 놓고 일본의 움직임도 주목받는다. 일본 방위상이 호르무즈 선박 보호를 논의하는 국제회의 참석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위대 파견 논의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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