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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UBLISHED · 2026년 6월 17일·8 MIN READ

개표소 봉쇄 13일째…지도부 없는 시위가 '부정선거론 해방구'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송파 개표소 봉쇄 시위가 13일째 무기한 대치로 번졌다. 협상 주체가 없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체육 단체들이 애꿎은 피해를 떠안고 있다.

#사회#선거#집회시위
Protesters blockading the vote-counting site at Olympic Park Handball Stadium in Seoul

원문: 개표소 시위, 지도부 없이 '무기한 봉쇄'…부정선거론 해방구 돼 — 한겨레

개요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시작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봉쇄 시위가 13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를 이끄는 주최자도, 협상에 나설 지도부도 없다 보니 사태는 사실상 무기한 대치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17일 오전 현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둘러싸여 발길을 돌렸다. "빨갱이는 북한으로 꺼져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고, 천준호·전용기·임오경 의원은 경기장 '2-1' 출입문 근처에 접근했다가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협상할 상대가 없다 #

봉쇄가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협상 상대의 부재다. 시위에 집행부나 주최 측이 없어, 경찰과 체육 단체들은 누구와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시위 참가자 일부와 협의해 체육 단체 직원들의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성조기 치마'를 두른 한 참가자가 몸으로 막아서면서 합의는 무산됐다. 한 체육 단체 관계자는 "애써 하나를 협의해도 다른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네가 뭔데 그러느냐'고 하면 모든 게 뒤집힌다"고 토로했다. 극우 성향의 중장년층과 유튜버, 젊은층의 입장이 계속 부딪히며 현장은 혼란 상태다.

처음 '투표함 검증'을 내걸었던 구호도 어느새 '재선거'를 넘어 '부정선거 규명', '한미 공조수사'로 변질됐다.

도심 광장에 모인 군중 Photo by Oscar Chan on Pexels

애꿎은 피해는 체육 단체로 #

정치적 시위와 무관한 체육 단체들이 행정 공백과 경기 운용 차질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단체들은 사무공간에 들어가지 못해 국제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는 중이다.

오는 22일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이날까지 경기에 필요한 물품을 챙겨 나오지 못했다. 전날 펜싱 국가대표팀은 개인 장비를 두고 온 채 다른 곳에서 장비를 빌려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출국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도 애국심이 있고 투표권이 있는 일반 국민"이라며 "생존이 걸린 체육 단체들의 목소리를 조금만 들어주셔서 최소한의 행정 업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부정선거론'의 구심점이 된 올림픽공원 #

올림픽경기장 일대는 어느새 '부정선거론'의 상징적 공간이 됐다. 빨간 모자를 쓴 한 30대 여성은 올림픽공원역에서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서 60~70대 참가자들과 열띤 대화를 나눴다. "선관위 전산 장치에 카지노 기계에 쓰이는 칩이 들어가 있어 조작이나 해킹이 100% 가능하다"는 주장에 주변에서 호응이 터져 나왔다.

이날 집회에서는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가 "부정선거를 덮으려는 자들은 모두 적"이라고 연설하던 도중 충돌이 빚어졌다. 전씨에게 환호하던 무리가 이의를 제기한 중년 남성을 강제로 끌어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시위대 내부에서도 갈라지는 입장 #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이 침해된 데 분노하면서도, 봉쇄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참정권 침해를 비판하는 이들 330명이 모인 온라인 대화방에서는 "선거 관리 부실 비판에 집중해야지 조작 음모론과는 선을 그어야 한다"는 의견과 "부정선거 가능성을 어떻게 배제하느냐"는 반론이 끊임없이 부딪힌다.

이날 올림픽공원에 처음 나왔다는 이아무개(72)씨는 "아무리 그래도 펜싱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물자는 내보내야 한다, 아시안게임을 한다는데 그것까지 못 내보내게 하는 건 정말 잘못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단호한 공권력 대응 필요" #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교착을 풀 방책을 적극적으로 찾되, 도를 넘는 행위에는 공권력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 교수는 "국회가 제대로 움직여 양당 합의가 나오는 게 가장 좋다"며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국회 주도로 마련하고, 시위대가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 교수는 "불법을 저지른다고 볼 여지가 있는 이들과 협상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일 수 있다"며 "현장 지휘관에게 불법 상황에 적극 대응할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