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미국이 항복 압박"…트럼프 "러시아 제재하면 평화협상 깨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압박한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러시아 제재 유예를 옹호하며 젤렌스키가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고 맞받았습니다.

원문: 젤렌스키 "미국이 항복 압박"…트럼프 "러시아 제재하면 평화협상 깨져" — 한겨레
개요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를 항복시키려 한다"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러시아를 제재하면 평화협상이 깨진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오히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하고, 미 의회가 통과시킨 대러시아 신규 제재의 핵심 조항 시행을 미루면서 커졌습니다. 공화당 안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본문 #
젤렌스키 "미국 파트너들, 우크라이나 희생으로 전쟁 끝내려는 듯" #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키이우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항복하도록 설득하려는 조처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파트너들이 우크라이나의 희생을 대가로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상황은 그렇게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는 수위를 더 높였습니다. 미국이 러시아 편에 선다면 "역사적 실수이자 커다란 비극"이 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공식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어 두 나라가 한편이 되면 우리는 이길 수도, 버텨낼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여전히 동맹으로 여긴다며, 그가 결정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지금 서명하면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 떠난다" #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제재 유예 결정을 옹호했습니다.
"러시아에 관한 나의 결정은 매우 간단하다. 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서 떠나게 만들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다."
그는 인질 협상을 포함해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 그 문서에 서명하면 러시아가 협상장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명은 나중에, 원할 때 언제든 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서명'은 신규 대러시아 제재 시행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유예의 중요한 이유로 꼽은 것은 이란입니다. 그는 "더 중요한 점은 러시아가 이란을 도우려고 할 수 있는 일에 비하면 지금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러시아가 이란을 적극 지원하지 않게 하려면 미국이 러시아 압박을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경유값 상승 책임도 젤렌스키에게 #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경유 가격 급등의 책임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렸습니다. 젤렌스키가 러시아 경유 정유시설을 겨냥해 공격하고 있으며, 이 공격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유 시장에 큰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농민과 목장주, 온갖 기업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런데도 러시아는 수백만 배럴의 경유를 싼값에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난은 개인에게까지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그에게 주는 막대한 돈, 그리고 과거 부패한 조 바이든이 준 돈을 생각하면 그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마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갈등의 발단: 경유 합의와 제재 유예 행정명령 #
두 나라의 갈등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 9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하면서부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국제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린다며 공격 중단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어 16일에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대러시아 신규 제재 가운데 핵심 조항의 시행을 미루는 내용입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 #
제재 유예를 두고 공화당 안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어제 몇몇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했는데, 그들도 이 문제를 우려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논의하지는 못했지만, 백악관 참모들에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다만 존슨 의장은 "대통령은 늘 창의적이고 틀을 깨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신중하게 평가한다"며 "결국 올바른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이어지는 외교 채널 #
공방이 거세지는 와중에도 양국의 접촉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윗코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약 40분간 통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추가 평화협상을 여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이 글은 위 출처를 바탕으로 한국 독자를 위해 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원문의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며, 별도의 견해를 포함하지 않습니다.